그리고 토끼풀로 만든 반지를 낀 작은 새끼손가락을 걸고 변치 않는 우정을 약속했지. 냇물은 수정같이 맑고 종달새가 지저귀는 뒷동산 너머로 꿈결같은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소달구지가 덜거덕 거리며 다니는 들길가 밭에서는 초록색의 풋풋한 보리가 넘실거리고….
장대같은 소나기가 그치고 나타난 쌍무지개를 잡기 위해 분옥이랑 손을 맞잡고 들판과 언덕을 달리던 동화같은 추억을 잊을 수가 없다. 분옥이도 우리들이 약속한 우정의 풀꽃반지를 기억하고 있겠지. 세월은 냇물처럼 하염없이 흘러갔지만 여전히 엄마 친구 분옥이는 환한 웃음을 짓고 단발머리가 나풀거리는 영원한 소녀로 내 마음속에 남아 있다.
지인아. 이렇게 햇살이 부서지는 날은 더없이 풍요로운 자연을 벗삼아 마음껏 뛰어놀았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엄마가 옛날 이야기를 너에게 들려주는 것은 어린시절의 추억은 언제나 가슴 깊이 남아 인생에서 아늑한 정서를 안겨준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란다.
너의 어린시절도 네 가슴에 남아 앞으로 너에게 무한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를 엄마는 바란다. 엄마처럼 어른이 되면 너의 어린시절도 좋은 추억이 될거야. 늘 책읽는 습관을 길러 꿈을 키우고 싱싱한 푸른 나무처럼 잘 자라거라.
김영련(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