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세종」발견 日천문가 후루가와-와다나베씨

  • 입력 1998년 4월 13일 19시 40분


자신이 발견한 소행성에 ‘세종’ ‘관륵’ 등 한국의 역사적인 인물 이름을 붙인 일본인 후루가와 기이치로(古川麒一郎·69·전도쿄천문대)교수와 와다나베 가쓰오(43·아마추어천문가)가 소행성 강연을 위해 내한했다.

“86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세종대왕의 과학적인 업적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세종 탄생 6백주년을 맞아 와다나베에게 아직 이름을 붙이지 않은 소행성이 있다면 ‘세종’으로 부르자고 제의했습니다.” 와다나베는 중학교 1학년때부터 천체관측에 푹 빠진 아마추어 천문가. 그가 최초로 관측해 등록한 소행성만 2백개가 넘는다.

“평소 존경해온 후루가와교수님이 세종대왕에 대해 설명해주셔서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발견한 소행성에 그런 훌륭한 분의 이름을 붙여서 영광입니다.”

후루가와교수는 93년에도 자신이 발견한 소행성을 ‘관륵’이라 명명했다.

관륵은 7세기 백제의 천문학자로 일본에 건너가 달력과 점성술을 전파한 일본 천문학계의 시조.

그는 다음에 소행성을 발견하면 일본에 천자문을 갖다준 백제학자 ‘왕인’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세종’과 ‘관륵’은 지름 5∼6㎞ 크기의 소행성으로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태양계를 돌고 있는 8천여개 소행성군(群)에 속해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발견된 소행성은 하나도 없다.

후루가와교수는 “소행성은 천체학자나 아마추어 천문가에게 모두 재미있는 관측대상”이라고 말한다. 천체학자는 소행성을 통해 태양계 생성에 관한 단서를 얻을 수 있고 아마추어 천문가는 자신이 발견한 소행성에 마음대로 이름을 붙이는 즐거움이 있다고 설명.

〈김학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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