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일본기자가 본 한국축구]후반 체력약세 보강

  • 입력 1998년 3월 31일 20시 20분


《이번에는 누가 이길 것인가. 2연패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한국, 3연승으로 한국축구를 확실히 제압하고 말겠다는 일본. 1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한일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는 한국과 일본의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빅이벤트로 말 그대로 ‘축구전쟁’에 다름아니다. 이번 경기는 또 지난해 5월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한일전의 ‘제2탄’으로 6월 프랑스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양팀에는 전력 점검의 좋은 기회. 본사는 양국축구의 자존심 맞대결을 앞두고 일본 아사히신문과 공동기획으로 한국기자는 일본축구를, 일본기자는 한국축구를 각각 비평하는 새로운 시도로 양팀 전력을 재조명했다.》

힘과 스피드로 통하는 선수들의 뛰어난 능력 그리고 강인한 정신력. 한국팀의 경기에서 늘 느끼는 점은 이 두가지다. 한국은 특히 일본전을 치를 때 이 장점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이러한 느낌은 한국이 일본 등 아시아팀을 상대할 때만이다. 미국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독일에 2대3으로 패했다. 전반에 3점을 잃었고 후반에 2점을 만회하고 난 후 체력이 소진된 것. 결과적으로 호각세를 이룬 선전처럼 보였지만 기자에게는 “이런 전술로는 월드컵 본선에서 영원히 이길 수 없다”고 느껴졌다.

힘의 차이를 인정할 때 독일을 상대로 선제점을 허용한 것은 치명적이었다. 후반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무더위라는 조건을 유리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초반에 온 힘을 다해 겨루는 경기 전개방식이 정석이다.

유럽, 남미세를 상대로 정면승부를 걸어서는 승산이 없다. 3월의 다이너스티컵에서 영국인인 휴턴 중국대표팀감독은 “월드컵에서는 한국도 체력열세를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운영이 서투르다는 면에서 볼 때 일본과의 경기에서 느끼는 점은 한국선수들이 주어진 역할은 충실히 수행하지만 상대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번 다이너스티컵대회에서 한국은 일본선수 5명에게 전담마크맨을 붙였다. 월드컵을 상정한 작전이라고 하지만 체력이 약한 일본이라면 몰라도 프랑스에서 맞붙을 강팀들을 생각할 때 보다 효율적인 수비전술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선수들은 부러울 정도로 개개인의 능력이 탁월하다. 그 특징을 살리면서 조직력과 그룹전술, 임기응변을 몸에 익혀야 하리라 본다.

〈아사히신문 운동부 우시오 사토시(조지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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