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한국기자가 본 日축구］강력한 수비망 필요

《이번에는 누가 이길 것인가. 2연패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는 한국, 3연승으로 한국축구를 확실히 제압하고 말겠다는 일본. 1일 오후 7시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릴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기념 한일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는 한국과 일본의 국민적 자존심이 걸린 빅이벤트로 말 그대로 ‘축구전쟁’에 다름아니다. 이번 경기는 또 지난해 5월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한일전의 ‘제2탄’으로 6월 프랑스월드컵 본선진출을 확정지은 양팀에는 전력 점검의 좋은 기회. 본사는 양국축구의 자존심 맞대결을 앞두고 일본 아사히신문과 공동기획으로 한국기자는 일본축구를, 일본기자는 한국축구를 각각 비평하는 새로운 시도로 양팀 전력을 재조명했다.》

이제 한국과 일본축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를 노크해야 할 단계에 와 있다.

올 프랑스월드컵 본선에서 네덜란드 벨기에 멕시코 등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자메이카등 객관적으로 벅찬 강팀들과 맞붙어야 한다는 점에서 보완해야 할 점은 많다.

“한국과 일본의 장점을 반반 섞어 놓으면 월드컵에서도 당장 통한다.”

한국 축구전문가들이 흔히 하는 이 말에서 일본대표팀이 앞으로 무엇을 집중적으로 보강해야 하는지 드러난다. 한국축구의 강점은 강력한 대인마크를 기본으로 하는 수비력과 빠른 역습. 일본은 패싱력과 돌파력을 갖춘 부지런한 미드필더들을 바탕으로 한 조직적인 공격이 뛰어나다. 결국 일본팀의 취약점은 수비력에 있다는 결론이다.

일본이 주로 사용하는 진용은 ‘4―4―2’. 이는 수비진에 네명의 선수들을 배치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왼쪽 사이드어태커 소마와 오른쪽 사이드어태커 나라하시가 수비보다 공격에 치중하기 때문에 수비 허점이 많이 생긴다.

비슷한 전력의 팀과 경기할때는 미드필드진의 우위로 수비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나 크로아티아의 경기에서는 아무래도 수세에 몰릴 때가 많을 것이며 지역방어에 기반을 둔 현재의 수비 전술보다 더 강력한 수비망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한편 나카타 나나미 야마구치 등 걸출한 공격형 미드필더들에 비해 최전방 공격을 맡고 있는 투톱의 위력이 떨어지는 것도 단점. 일본은 미우라,조쇼지, 나카야마, 로페스, 오카노가 번갈아 투톱을맡고 있는데 이들 중에서 힘과 득점력을 갖춘 부동의 투톱을 하루빨리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 체육부 권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