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파트 분양가 자율화

동아일보 입력 1998-01-13 20:04수정 2009-09-2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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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자율화될 듯하다. 건설교통부 보고대로 수도권 민영아파트의 분양가격이 자율화된다면 77년부터 시행해 온 아파트 분양가 규제가 20여년 만에 풀리는 셈이다. 자유가격제도는 자본주의 경제의 기본 원칙이다. 아파트 분양가격을 시장기능에 맡기는 것은 당연한 정책방향이다. 세계무역기구(WTO)체제와 국제통화기금(IMF)도 자유시장제도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가격을 규제해온 것은 아파트 투기를 막고 집없는 계층의 내집마련 기회를 넓히기 위한 것이었지만 한없이 끌고갈 수 있는 제도는 아니다. 시기적으로도 지금 부동산가격은 정체되어 있다. 고금리 때문에 아파트에 투기가 일 위험이 어느 때보다 적다. 미분양아파트 적체로 건설업체의 도산도 우려되고 있다. 아파트 분양이 활발해진다면 건설업체 자금사정에 숨통이 트일지 모른다. 특히 분양가 자율화는 아파트 규모 등을 수요자의 다양한 요구에 맞추어 조정할 수 있게 할 것이다. 건교부의 자율화구상은 이런 이점들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방향은 맞지만 가격자율화의 부작용은 경계해야 한다. 민간아파트라도 토지개발공사가 싸게 공급한 택지에 짓는 것은 가격자율화 대상에서 제외한다지만 우선 시기가 적절한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직은 비실명자금의 양성화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다. 아파트 가격을 수급원리에만 맡길 때 자칫 대형 고급 위주로 아파트가 지어질 위험도 있다. 아직 주택소유율이 낮은 현실과의 조화가 필요하다. 소규모아파트 의무비율 조정이나 공공아파트 공급확대 등 집없는 계층의 내집마련 기회를 함께 넓히는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 아파트 투자이익의 사회환수장치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도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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