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시 수출드라이브를

  • 입력 1997년 12월 22일 20시 22분


수출입이 사실상 마비상태에 빠졌다. 국내 은행들이 수출환어음 매입과 수입신용장 개설을 한달 가까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외국 수출업체와 외국은행들도 우리 은행이 발행한 신용장 인수를 꺼리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머지않아 국내 수출산업 기반은 송두리째 무너질 것이다. 민생과 국제신용도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될 것이 뻔하다. 지금 수출환경은 그 어느때보다 좋아지고 있다. 환율폭등으로 가격경쟁력을 갖추게 되었고 시기적으로도 연말 수출호황기를 맞고 있다. 이같은 호기를 맞았는데도 수많은 수출업체들이 수출물량을 늘리기는 커녕 부도위기로까지 몰리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수출입업무를 꺼리는 은행들의 입장은 이해할만하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최소자기자본비율 8%를 충족해야 하는데다 보유외화가 바닥났다. 정부가 수출환어음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도록 권유해도 은행들이 이를 지키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입업무 마비를 이대로 놔둘 수는 없다. 지금의 외환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국가경제 회생을 위해서도 그렇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경제는 수출없이는 두발로 설 수 없다. 수출업계의 애로를 타개해 줄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산업은행의 수출환어음 담보대출과 수출보험에 든 물품에 대한 자금지원뿐 아니라 직접 금융지원방안도 아울러 강구해야 한다. 수출입국(輸出立國)은 개발경제시대만의 국가생존전략이 아니다. 앞으로도 우리의 살 길은 수출뿐이다. 무역의존도가 60%나 되는 우리에게 수출의 의미는 각별하다. 생산과 고용 소득의 유발효과도 더없이 크다.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강력한 수출드라이브정책에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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