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음주문화 따끔한 경고 「한국인과 술에…」

  • 입력 1997년 12월 4일 07시 44분


술술 넘어가는 술. 주량은 상관없다. 똑같이 마시고 똑같이 취해야 한다. 그래야 하나가 된다. 숨 돌릴 틈 없이 돌아가는 폭탄주. 2차는 상식이다. 취할수록 더 친해지고 돈독해진다. 3차, 4차…, 밤새도록 이어지는 술자리. 다음날 해장술을 한잔 더 꺾은 연후에야 비로소 한마당이 파한다. 아무리 「술 권하는 사회」라지만, 우리의 음주문화는 해도 너무한다. 술에 포원이 진 사람들이 아니고서야 어찌 그리 마셔대는가. 서지원에서 펴낸 「한국인과 술에 관한 48가지 리포트」. SBS 기자들이 발로 쓴 우리 시대 술 이야기이자 주당(酒黨)들에 대한 섬뜩한 경고다. 작년 화제속에 방영된 특집프로 「음주문화, 이대로는 안된다」를 활자화했다. 지나친 술로 몸을 망치는데 그치지 않고 가정을 파괴하고 범죄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비극, 음주운전의 폐해, 극에 달한 술 사치와 허영의 실상을 두루 짚었다. 술에 담배를 곁들이면 식도암에 걸릴 확률이 보통사람의 44배, 후두암에 걸릴 위험은 15배나 높아진다. 술 마시는 여성은 남성들과 같은 양을 마셔도 체내의 알코올 농도가 더 높아진다. 특히 임신중 음주는 태아에게 신체적 정신적 결함을 가져오는 「태아 알코올 증후군」을 유발한다. 「술 깨는 약」을 믿는가. 취재팀의 실험에 의하면 음주량이 일정선을 넘어서면 알코올 대사음료는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몸에 해롭다는 이야기도 있다. 억지로 알코올을 분해할 경우 아세트 알데히드라는 유해물질이 급속히 늘어나기 때문. 이래저래 적게 마실수록 좋고 안 마실 수 있으면 더욱 더 좋은게 술이다. (SBS보도국 지음/서지원 펴냄)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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