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문경은 삼성우승-MVP-신인왕『세토끼 사냥』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프로농구 원년시즌 토종선수들의 자존심을 드높인 희망이 강동희(기아)였다면 올시즌 그 자리를 이어받은 주자는 「람보슈터」 문경은(26·삼성). 프로입문이후 가장 달라진 선수라는 평가에 걸맞게 요즘 문경은의 플레이는 물이 올라있다. 아마추어시절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반쪽슈터」의 모습은 더이상 없다. 경기당 평균 29.8점을 기록, SBS의 래리 데이비스에 이어 득점랭킹 2위에 올라있으며 3점슛은 평균 3.25개로 4위. 매경기 4.3개의 리바운드와 2.1개의 어시스트로 팀공헌도도 수준급이다.》 그의 올시즌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외곽슛일변도의 단순한 공격패턴을 다양화시킨 점. 수비수가 바짝 붙어 슛이 여의치 않으면 골밑을 파고들어 드라이브인을 시도한다. 1m90의 좋은 신장에 제자리에서 75㎝를 뛰어오를 만큼 탁월한 점프능력을 앞세워 바스켓으로 돌진하는 그를 수비하기란 곤혹스러운 일이다. 아마추어 삼성전자와 상무시절 발군의 슈팅감각에도 불구하고 한계가 있는 슈터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던 문경은. 무엇이 그를 이토록 달라지게 했는가. 삼성 김현준감독은 대인돌파에 대한 자신감을 첫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타고난 신체조건과 슛감각에 언제든지 수비 한명은 돌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해져 과감한 플레이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경은 자신도 『드라이브인슛의 성공빈도가 올라가면서 외곽포의 안정감도 높아졌다』며 『LA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외국선수들과 1대1 능력을 검증한 것이 자신감을 굳힌 계기』라고 밝혔다. 두번째는 프로무대에 대한 빠른 적응. 냉혹한 프로의 생리를 받아들이고 대인방어를 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가 오늘의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 그는 요즘도 경기가 없는 날이면 상대수비의 장단점을 분석, 이에 대한 공략방법을 연구한다. 리바운드와 수비가담 비중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것도 프로에 와서 달라진 점. 올시즌 소속팀 우승에 신인왕과 최우수선수(MVP) 등극까지 한꺼번에 세마리 토끼를 겨냥하는 「돌아온 람보」. 지금대로라면 이는 결코 단순한 꿈이 아니다. 〈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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