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최저임금,고용기회 줄일 우려

  • 입력 1997년 11월 30일 19시 50분


영국의 집권 노동당이 국민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최저임금법안을 마련한 것이라면 이는 무식하고도 위험천만한 결정이다. 일부에서는 이 법안을 국민의 복지혜택을 줄이고 대신 그들을 일터로 내몰려는 노동당정부의 우회전법으로 보기도 한다. 정부는 이제 최저임금을 정하되 이것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팁이나 임금 대신에 숙식을 제공하는 경우처럼 임금의 기본개념을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무엇을 근거로, 얼마나 자주 최저임금을 조정할 것인지도 문제다.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요구와 최저임금 이하를 주는 「지하 노동시장」의 발생을 어떻게 막느냐도 또한 관건이다. 최저임금을 시간당 3∼3.7파운드(약 6천6백원)로 정한다면 고용에는 별영향이 없겠지만 저임 근로자들에게 별혜택을 못 줄 것이다. 만약 이를 노조 요구액(4.6파운드) 보다 약간 적은 4.15파운드(약 7천4백원)로 정한다면 80만명의 저임 근로자들에게 지금보다 배가량의 혜택을 주겠지만 대신 1백80만개의 일자리가 위협을 받을 것이다. 최저임금은 하류층보다는 오히려 중산층에 혜택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저임금은 자칫 극빈자나 직업이 없는 사람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박탈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가 있다. 또한 실업자의 양산으로 국가경제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것도 토니 블레어 총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리·런던〓이진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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