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 특히 정신분열병은 많은 사람들이 막연히 두려워하거나 편견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질병의 하나다.
「정신분열병 환자는 폭력적이고 항상 제정신이 아니다」는 등의 잘못 알려진 사실 때문에 환자들은 사람들로부터 기피와 혐오의 대상이 된다. 또 가족들까지 불필요한 수치심과 죄책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흔하다.
정신분열병환자가 있으면 가족들이 되도록 숨기려 해 눈에 띄는 환자는 드물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1백명에 1명꼴로 이 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45만명 이상이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주로 남자는 10∼20대, 여자는 20∼30대초반에 발병한다.
정신분열병은 환자가 상상속에서 체험한 것과 객관적인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주된 증상은 환각과 망상.
환자에 따라 이런 상태를 한번 혹은 여러차례 경험하기도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시기에는 비교적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사회에서 격리해야 할 만큼 폭력적인 행태를 보이는 환자는 극소수. 영화나 소설속에서 정신분열병을 폭력이나 범죄와 연관시키는 경우가 많아 잘못된 편견이 만들어진 것이다. 서울대병원 조맹제교수(정신과·02―760―3155)는 『환자가 난폭한 행동을 보이는 것은 피해망상 등으로부터 자기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거나 감정표현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신분열병이 왜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으나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또 완전한 치료법도 아직은 없다.
그러나 미국에서 장기간에 걸친 연구 결과 환자의 25%는 치료를 통해 혼자서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완치됐고 50%는 부분적으로 회복되었으며 25%는 좀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용인시 정신보건센터 이종국소장(0335―36―9222)은 『만성적인 정신분열병으로 사회생활을 거의 못하는 경우는 10% 정도』라며 『꾸준한 재활치료로 직장이나 학교에 복귀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환자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말했다.
정신분열병환자는 심리적 경제적으로 가족 모두의 짐인 게 사실. 전문의들은 환자가 어느 정도 증상을 지니고 살게 된다는 것을 가족들이 염두에 두는 것이 좋으며 치료에는 가족 모두가 참여해야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