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운전전문학원,면허취득자 사후교육 안해

  • 입력 1997년 10월 27일 06시 58분


경기 성남시에 사는 김미정(金美貞·40·주부)씨는 점심식사 뒤 서둘러 집을 나선다. 뒤늦게 운전면허를 취득하기로 마음먹고 9월초 등록한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에 가는 길이다. 김씨는 지금 학과교육을 받고 있다. 하루 2시간씩 모두 30시간을 들어야만 학과시험을 볼 수 있어 강의실에 앉아 있지만 따분하기 그지없다. 처음엔 그래도 긴장이 돼 강사의 설명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고 집에 돌아오면 틈을 내서 교재를 들춰보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루하다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 김씨는 책을 넘기며 읽어 나가기만 하는 강의방식보다는 TV주말프로그램에서 개그맨이 「양심냉장고」를 상품으로 내걸고 홍보하는 교통법규내용이 오히려 유익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정해진 시간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 김씨뿐만 아니라 많은 수강생들이 수업시간 중 잡지를 꺼내놓고 읽거나 꾸벅꾸벅 졸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내의 운전면허 안전교육은 대학입시와 비슷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어떤 식으로든 입학하기만 하면 졸업은 큰 걱정없는 대학생활처럼 운전면허도 따기만 어렵지 그 다음엔 「나홀로 운전문화」다.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은 체계적인 안전교육을 통해 양질의 운전자를 만든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학과교육 30시간, 하루2시간씩만 수강, 두 차례의 중간평가, 불합격시 보충교육, 그리고 기능교육 25시간. 외형적으로는 빈틈없고 체계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도입취지와 달리 학과교육은 그야말로 속빈 강정이다. 일부 학원에서는 강의를 듣지 않았는데 출석한 것처럼 조작해주다 적발된 사례도 있을 정도다. 경찰청은 전문학원 제도가 도입취지를 제대로 못 살리고 실제 운전면허를 취득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에 따라 12월부터 교육과정을 크게 바꿀 예정이다. 학과교육을 25시간으로 줄이되 단축과정(5시간)과 정규과정(25시간)으로 나눠 하나를 선택하도록 허용하고 정규과정 중 20시간은 자습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전문가들은 하루에 수강가능한 시간을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리고 교육과정 선택을 허용한 것은 수강생의 편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학과교육 시간의 운영방법. 지금처럼 이론과 법규설명 위주의 강의만으로는 수강생의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고 교육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교통법규를 위반했을 때의 문제점을 실제 사례위주로, 예를 들어 VTR로 사고유형과 현장을 보여주고 이로 인한 신체적 경제적 피해를 강조하는 것이 훨신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자동차운전 전문학원에서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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