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New]팽이-공기놀이등 「어린이 놀이」복고풍

  • 입력 1997년 10월 6일 07시 49분


팽이치기 딱지치기 공기놀이 비석치기 새총놀이…. 이젠 어른들의 추억속에서도 아련하기만 한 그때 그시절 아이들의 놀이. 잊혀져 가는 「옛날의 놀이」들이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 으뜸가는 놀이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어린이들이 군것질감으로 호떡이나 건빵을 찾고 중고생들이 칠분 나팔바지와 무릎길이 스커트에 꽉 끼는 재킷을 입는 등 옛날로 돌아가는 것과 흐름을 같이하는 복고바람이다.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놀이터 옆 공터 한쪽에서 무리를 지어 팽이를 돌리거나 딱지를 치고 공기놀이를 하는 어린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른 한쪽에선 플라스틱으로 만든 신형 비석과 새총을 갖고 노는 아이들로 북적거린다. 방안에 틀어 박혀 혼자서 컴퓨터 게임을 즐기거나 전자 오락실에서 시간을 보내던 아이들의 종전 놀이문화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서울 서초동 서일초등학교앞 우면문구의 경우 지난 학기부터 대단한 인기를 모았던 팽이와 공깃돌 새총 등이 요즘에도 여전히 잘 팔리고 있다. 팽이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진열대 앞쪽에 늘어 놓아도 찾는 어린이들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하루에 20개 가량 팔린다는 것. 요즘 팽이는 돌과 쇠 플라스틱 고무 등 소재도 다양하다. 돌팽이는 1천원, 그밖의 것은 5백원. 윗부분에는 번쩍거리는 무늬와 함께 「2002 월드컵」 「UFO」 등의 글자가 새겨져 있다. 새총은 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지만 모양새는 옛날 것과 똑같다. 만화영화의 주인공들이 그려져 있는 딱지는 아이들이 직접 접어서 만들도록 돼 있다. 공기놀이세트는 오색공기 금빛공기 등 화려한 색상으로 되어 있는 게 지난날 공깃돌과 다른 점. 옛날에는 여자아이들만 공기를 했지만 요즘은 공기를 사가는 남녀 어린이가 거의 반반이라는 게 우면문구의 주인 김모씨(43)의 설명. 김씨는 『컴퓨터 게임이나 전자오락을 즐기고 움직이는 로봇이나 인형 등을 갖고 노는 것에 싫증을 느낀 아이들이 단순하면서도 몸을 쓰는 놀이기구를 찾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잠원동 반원초등학교앞 문구점을 찾은 권모군(9)은 『지금 갖고 있는 팽이가 8개지만 1개 더 사러 왔다』면서 『요즈음 우리 학교에는 팽이를 색깔별 종류별로 모으거나 팽이 따먹기를 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놀이기구 제조업체인 천일교재 조양규 사장은 『서울의 경우 팽이 딱지 등 잊혀져 가는 어린이 놀이기구를 만드는 업체가 지난해의 3개사에서 올해는 6개사로 늘어났다』면서 『1년에 한 회사가 만드는 팽이를 50만여개라고 보면 모두 3백만여개가 팔려 나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홍순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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