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위성시대]무궁화3호 제작 美록히드 마틴社 현장

  • 입력 1997년 7월 31일 07시 45분


[서니베일〓김승환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서니베일에 자리잡고 있는 미국 록히드 마틴사의 위성제작센터. 여기서 2000년대 한국의 하늘을 지킬 무궁화 3호 위성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는 99년 7월 발사 예정인 무궁화 3호 위성은 7월 현재 5%의 제작 공정을 보이고 있다. 록히드 마틴사는 한국통신과 계약한 지난 3월이후 제작시작(Kick off)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위성 제작 작업에 들어간 것이다. 록히드 마틴사는 무궁화3호 위성을 최신 모델로 만든다. 모델명은 「A2100」. 이 모델은 록히드 마틴이 4년전부터 개발해 온 차세대 종합위성으로 2000년대 주력 상품이다. A2100은 같은 비용과 크기에다 위성의 효율을 크게 높인 게 특징. 안정성을 높이고 여러가지 발사 로켓과도 연결이 잘 되도록 꾸며져 있다. 같은 성능을 가진 위성보다 30∼40% 정도 가벼워 연료소모가 적고 그만큼 수명도 길다. 무궁화 3호에는 통신용 24기를 포함해 모두 33기의 중계기가 실린다. 무궁화 1호와 2호에 실린 중계기를 합친 것과 같은 규모다. 무궁화 3호의 위성 제작을 책임지고 있는 로저 만쿠소 기술담당 부사장은 『무궁화 3호 위성은 그동안 개발된 위성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것』이라고 말하고 『록히드 마틴으로서도 두번째 제작하는 A2100 모델 위성인만큼 엄격한 제작관리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궁화 3호는 △위성 직접방송 △멀티미디어 서비스 △위성 이동데이터 서비스 △원격진료 등 다양한 통신 서비스와 방송서비스가 가능하다. 또 무궁화 1호와 2호 위성의 서비스 지역이 국내로 한정되어 있는데 비해 무궁화 3호 위성에 실린 통신용 채널은 필요한 경우 동남아 지역에도 통신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무궁화 3호의 수명은 15년 정도. 무궁화 1호 위성의 수명이 끝난 후인 2000년 초반부터 서비스를 시작해 2015년까지 우리나라의 위성통신과 방송을 책임지게 된다. 록히드 마틴은 무궁화 3호의 제작기간을 26개월 정도로 잡고 있다. 공정마다 위성이 제대로 꾸며지고 있는지 철저한 시험이 따라 붙는다. 고밀도 포장 기술이 위성에 들어가는 부품마다 적용되기 때문에 하나의 부품을 조립할 때마다 포장점검을 한다. 또 △주파수 간섭 시험 △열차단 시험 △위치제어 시험 등 4백여가지의 크고 작은 시험을 거쳐 위성 하나를 만들고 있다. 록히드 마틴의 새 위성제작센터의 청정도는 획기적으로 높다. 이곳에는 1㎥의 공기에 머리카락 굵기의 80분의 1정도로 작은 0.5μ 이상의 먼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리 작은 입자라도 10만개 이하로 유지되는 「청정도 10만」을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정밀한 위성을 제작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복합 금속합금을 이용하고 태양열을 이용한 전기장치도 록히드 마틴사만이 갖고 있는 노하우. 태양열을 받아들여 효과적으로 전기를 만듦으로써 무궁화 3호의 무게는 줄이고 수명은 늘렸다. 무궁화 3호 위성에는 미국 허니웰사가 제작한 「1750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한 컴퓨터가 실린다. 일반적인 과학위성이나 통신위성에 실리는 컴퓨터가 PC나 워크스테이션급이라면 이 컴퓨터는 중대형급이다. 보다 많은 통신 채널과 방송채널을 하나의 컴퓨터로 관리하는 길을 여는 것이다. 또 위성통신 자체에서 위성전화의 교환기 역할도 할 수 있다. 록히드 마틴은 40여년의 위성 제작경험을 갖고 있다. 세계 위성 역사의 산증인인 셈이다. 또 그동안 2백여개의 위성을 만들어 세계의 하늘에 띄워 올렸다. 지금은 연간 16개씩 위성을 제작하고 있다. 위성분야에 근무하는 직원만도 20만명에 이른다. 위성제작에서 록히드 마틴의 역할은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고객과 생산업체를 중간에서 연결하는 것. 각 제조업체로부터 조립된 엄청난 양의 위성 제작 부품을 종합 조립하는 최종 공정을 담당한다. 무궁화 3호 위성에 들어가는 3만여개 이상의 주요 부품이 국내 업체를 포함한 해외 각국에서 만들어진다. 록히드 마틴 위성제작센터에는 한국통신 현대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의 연구원들과 관계자 50여명이 이미 들어가 무궁화 3호 위성 제작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팀 시슬리 경영담당 부사장은 『위성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은 다양하다』고 지적하고 『위성이 국경을 뛰어넘는 가장 효율적인 통신 시스템인만큼 무궁화 3호가 앞으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천재지변에도 흔들림없는 통신수단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위성을 잘 활용하는 국가가 2000년대를 앞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니베일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록히드 마틴 위성제작센터에서 자라고 있는 무궁화 3호를 통해 통신대국을 향한 한국의 꿈이 여물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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