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뉴질랜드 남섬]대학생 조우형씨「퀸즈타운」체류기

  • 입력 1997년 7월 31일 07시 45분


《「스키배낭」. 몇년전부터 퀸즈타운에는 스키 한세트에 배낭하나만 메고 와 한 두달씩 장기체류하며 스키와 스노보드를 배우고 즐기는 한국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은 스키마니아들. 그러나 개중에는 코로넷픽과 더 리마커블스에 스키강사로 취업,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스키강습을 하는 국제적인 한국의 스키어들도 있다. 스키어들 사이에서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퀸즈타운. 이 스키마을에서 적은 돈으로 오랫동안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퀸즈타운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관광안내소. 시내에서 좀 떨어지기는 했지만 퀸즈타운 롯지를 찾았다. 깨끗하고 경관도 좋지만 젊은 여행자들 모두가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될 수 있는 분위기가 더 좋은 곳이다. 숙박료는 하루 25 뉴질랜드달러. 퀸즈타운 중심가 쇼핑몰 지하의 맥도널드 햄버거하우스는 백패커(배낭여행자)의 사교장. 퀸즈타운에서 지내며 즐길 수 있는 온갖 정보가 게시판에 나붙는다. 룸메이트 구함, 중고차 2백뉴질랜드달러, 먹다 남은 간장 쓸 분 등등…, 여기에 가면 월세 1백∼1백50뉴질랜드달러짜리의 괜찮은 방도 구할 수 있다. 다음은 먹을거리. 정보는 곧 돈이며 힘이다. 잘만 하면 기쁨과 은혜로 넘치는 식생활을 누릴 수 있다. 한국 백패커의 기본식인 라면은 쇼핑몰 바로 옆의 슈퍼에 있다. 「너구리라면」이 1.5뉴질랜드달러. 쌀은 9뉴질랜드달러짜리 포장팩 하나로 20일은 걱정없다. 세계인의 먹을거리 맥도널드 「빅 맥」은 세트메뉴가 4.95뉴질랜드달러. 쇼핑몰 일식당의 돈가스덮밥은 9뉴질랜드달러다. 주의할 것은 퀸즈타운 식당에서는 단무지와 토마토케첩도 돈을 내고 먹는다. 여성들을 위한 희소식 한가지. 「키위의 나라」 뉴질랜드에서 키위로 식사를 때우면 다이어트와 미용은 물론 돈도 아낄 수 있어 1석3조다. 키위를 반으로 잘라 티스푼으로 떠먹는데 그 맛은 한국서 먹는 것과 하늘과 땅 차이다. 2뉴질랜드달러어치면 3,4일은 거뜬히 버틸 수 있다. 한번쯤 기분 내고 싶을 때는 불고기파티가 좋다. 여기가 어딘가. 낙농국가 뉴질랜드다. 고기값은 가히 혁명적이다. 1㎏ 포장육이 2뉴질랜드달러미만이다. 양파와 마늘, 간장과 설탕을 넣고 버무린 양념 불고기로는 5명분 식사를 책임질 수 있다. 금요일 저녁은 한 잔 꺾는 날. 스키장의 주급날로 스위스 미국 캐나다에서 이곳 스키장으로 원정취업 온 젊은이들이 모두 몰려 나와 중심가의 바는 개미굴처럼 복닥거린다. 그중에서도 가장 붐비는 곳은 「레드락」이다. 지금도 눈 감으면 펼쳐지는 와카티푸 호수변의 퀸즈타운 마을. 그 자유로움과 여유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어 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 <대학생 조우형씨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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