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의 욕설백과」출간 정태륭씨

  • 입력 1997년 7월 18일 19시 31분


작가 鄭泰隆(정태륭·53)씨가 3천여 가지 욕설을 모은 「한국의 욕설백과」를 한국문원에서 펴냈다. 인간의 오욕칠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음지의 우리말을 처음으로 집대성했다. 그는 『문학청년 시절 말맛에 신경을 썼는데 의외로 욕설과 상소리들이 의미심장하고 감칠맛 난다는 것을 알았다』며 『농민지 기자로 전국을 돌던 시절 노트에 깨알같이 적어놓은 어구들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작가 이문구씨가 「나라에서 할 일을 어렵게 혼자 하니 돕고 싶다」며 수집해놓은 상소리 자료들을 보내주는 등 주변에서도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책에는 일간지에서 「×」로 대체되는 속어들이 대부분 등장한다. 그는 『중부보다는 남부, 내륙보다는 해안과 섬에서 욕이 다양하다』며 『개방적일수록 욕을 많이 쓰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가난이 욕부자」라는 말이 있듯 빈한한 사람이 욕을 많이 쓴다』며 『욕에는 힘들고 모순투성이인 세상을 살며 받은 상처와 분함을 씻어내는 카타르시스의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칼 상처는 아물어도 말 상처는 안 낫는다』며 『파안대소를 터뜨려 긴장을 풀게 하는 경우 외에는 욕을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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