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옷을 사러 주로 남대문시장에 가곤한다. 특히 아동복상가가 밀집한 곳은 새로 단장돼 깨끗하고 에어컨시설도 잘 돼있어 백화점에 손색이 없을 정도라 자주 이용한다.
며칠전 한 아동복 판매점에 들러 이월상품으로 싸게 파는 것중 몇개를 골랐다.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 딸아이의 청바지가 너무 헐렁해 다음날 찾아가 바꿔줄 것을 요구했다. 상인은 이월상품은 교환이 안된다고 잘라 말했다. 같은 이월상품 끼리의 교환도 못해주겠다고 했다.
소비자보호센터라는 곳에 가 사정얘기를 하자 직원이 직접 전화를 했다. 그래도 바꿔줄 수 없다고 하여 마침내 아동복 제조회사 직원과 함께 그 점포를 찾아갔다. 그제서야 교환불가를 고집하던 주인은 구석진 곳에서 똑같은 모양의 한 치수 작은 청바지를 꺼내더니 싫은 소리를 한마디 던지면서 내주었다.
한동안 그 물건이 보기 싫어 밀쳐두었는데 딸아이가 입어보더니 불량품이란다. 옆 호크가 잘못 붙었다는 것이다.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졌다. 불량품으로 교환해주면서 가게 주인은 얼마나 속으로 웃었을까 생각하니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신혜경(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