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백두산]안개속…구름속…볼 때마다 황홀

  • 입력 1997년 6월 5일 08시 19분


▼ 「백두산 기행 7년」/영상작가 최희주씨 ▼ 비디오카메라를 들고 백두산을 내 집처럼 드나든지 벌써 7년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백두산은 오를 때마다 새로운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청명하면 청명한대로, 안개가 끼면 안개가 낀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그 안에서 한없는 매력을 발산한다. 그 모든 것을 처음에는 비디오카메라에 담았고 못내 마음에 차지 않아 슬라이드 필름에까지 담아 필설로 다할 수 없었던 백두산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그러나 남은 것은 아쉬움뿐이었다. 나의 첫 작업은 백두산 사계를 담은 다큐멘터리 비디오 제작이었다. 이어 93년부터는 백두산 트레킹코스 개발에 매달렸다. 처음에는 백두대간의 뿌리며 출발점인 백두영봉을 내 발로 걸어 오르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러다가 자동차로 오른 천문봉에서 구름이 짙어 천지도 보지 못한채 발길을 돌리던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을 보면서 걸어 오르는 코스개발의 필요성을 느꼈다. 다행스럽게도 중국길림 장백산국가급자연보호구 및 유관기관의 중국인 공무원들은 백두산에 대한 한국인들의 특별한 정서를 이해하고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그들의 도움으로 백두산 천지 아래 서쪽과 북쪽의 원시림 트레킹코스가 95년 여름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해방후 처음으로 공개됐다. 그리고 1년후 산아래 해발 1천8백m 고원에 캠프장이 섰다. 거기서 천지로 오르는 등반로 주변의 금강대협곡 등 수많은 절경들이 공개된 것도 그즈음이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일은 지금까지 완벽하게 보전된 백두산의 자연을 인간의 오염으로부터 보호, 후세에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넘겨 주는 일이다. 비록 백두산의 상당 부분이 중국땅이기는 하지만…. ▼ 민족정기의 맥 백두대간 ▼ 「산은 물을 건너지 않고 물은 산을 넘지 않는다」. 산과 물이 한데 어우러져 우리 사는 땅을 이루고 있다는 평범한 말이다. 이것은 최근 산악인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는 「백두대간」(白頭大幹)의 핵심이다. 대간이란 큰 기둥, 즉 종도리.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뻗어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 나머지 산은 서까래에 해당된다. 주창자는 조선조의 여암 신경준. 그는 1769년 펴낸 지리지 「산경표」(山經表)에서 우리나라 지형을 백두산에서 뻗어 내린 15개의 커다란 산줄기,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보았다. 그러면 「산경표」의 백두대간이 기존의 산맥개념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국지리를 보는 토대로 대간은 지형을, 산맥은 지질이다. 이에 대해 산악인들은 산맥개념은 우리 지형을 무시한 것이며 일제가 한민족의 정신적 구심점인 백두산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도입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땅은 곧 삶이고 삶은 곧 민족을 구성하는 기본이므로 우리에게는 지형개념의 지리가 맞다는 것이다. 또 산맥개념은 1903년 고토 분지로라는 일본인 지리학자가 제안했던 지질학 연구논문을 아무런 검증도 없이 그대로 수용한 것이라는 것. 이와 관련, 백두대간을 소개한 「태백산맥은 없다」의 저자 조석필씨는 『백두산에 모든 산의 정기가 모여 든다고 믿는 우리 민족의 지리인식 체계를 지워 버리기 위해 일제가 만든것』이라면서 『태백산맥이 이 나라의 척량산맥이라고 가르친 일제의 산맥개념은 우리의 국토지형을 왜곡 시킨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성하기자〉 ▼ 여행상품 ▼ 백두산 캠프트레킹은 백두산을 관리하는 중국길림 장백산국가급자연보호구(한국의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중국의 관련기관으로부터 사전에 입산허가를 받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 현실. 때문에 장백산자연보호구(약칭)는 지난해 백두산 고산지대 갈대밭 평원(해발 1,800m)에 캠프장을 만들고 진입로를 낸뒤 매년 이용계약을 한 여행업체에 입산허가를 내주고 있다. 올해는 국내 한온그룹이 계약을 체결하고 산하 마스타항공여행사를 통해 트레킹 캠프를 운영한다. 마스타항공측은 백두산 천지캠프트레킹 여행상품(3박4일∼7박8일)으로 △야생화 트레킹(6월14일∼7월10일) △여름캠프트레킹(7월19일∼8월30일) △레포츠 테마트레킹(수시) 상품을 내놓았다. 심양을 거쳐 연길까지 항공기로 간 뒤 백두산에 오르는 코스로 산에서는 캠핑과 호텔 숙박이 하루씩 들어 있다(4일코스만 제외). 또 연길 용정 두만강 관광 및 주변의 항일, 고구려유적지 탐방도 포함돼 있다. 가격은 5박6일이 98만원, 6박7일이 1백10만원. 문의 마스타항공 백두산트레킹사업부 02―775―2520. 〈조성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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