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鄭의원 『1億은 權의원 못전하고 사용』

  • 입력 1997년 4월 16일 08시 42분


[정재철의원]

▼권의원에게 준 돈의 성격

정의원은 『96년10월 鄭泰守(정태수)총회장으로부터 골프백에 든 1억원을 받아 권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의원은 그때 『국정감사 자료를 요청한 의원들의 질의를 막아달라고 부탁했으며 의원 4명의 이름이 적힌 쪽지도 함께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정의원은 『권의원이 「형님을 봐서 해드리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하고 『친한 친구이고 중진이기 때문에 권의원에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국정감사자료의 성격

당시 재경위 소속 「국민회의 4인방」이 요구했다는 자료는 「30대재벌 여신현황」. 그러나 야당의원들은 『한보자료만을 요구한 적도 없고 30대재벌 자료는 재경위원이라면 누구나 요청할 뿐만 아니라 개별재벌의 여신현황은 주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원은 『정총회장에게서 그런 얘기를 들었을 뿐』이라며 『자료를 신청했다는 것은 재판과정에서 알게 됐다』고 답변했다.

▼정의원의 1억원 착복이유

정의원은 『지난 95년 10월에도 정총회장으로부터 국감무마비조로 권의원에게 전달해 달라고 1억원을 받았으나 이를 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의원은 『권의원에게 몇번 연락했으나 되지 않은데다 선거법 개정으로 내 선거구에 인제 양양군이 들어오게 돼 우선 급해 조직관리비로 썼다』고 설명했다.

▼대출청탁 개입여부

의원들은 정의원이 95년 봄 金時衡(김시형)산업은행총재를 정총회장에게 소개해준 사실을 상기시키며 『중간에서 착복한 1억원은 대출알선 대가가 아니었느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정의원은 『정총회장과는 친구인데 대가를 운운할 처지가 아니다. 대가는 절대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철희기자〉

[권노갑의원]

▼뇌물―정치자금 공방

권의원은 『정총회장에게서 떳떳하게 돈을 받았다』면서 『대가성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이었다』고 말했다. 정재철의원으로부터 소속의원들의 국정감사 질의를 막아달라는 부탁도, 의원들의 이름이 적힌 쪽지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1억원을 전달받은 시기에 대해서도 정의원 진술과 달리 『국정감사가 끝난 96년 12월 6,7일경이었다』고 답변했다. 권의원은 또 93년 이래 네차례에 걸쳐 정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지만 『모두 아무 조건없이 받았다』고 말했다.

권의원은 특히 정의원과의 오랜 친분관계를 강조하며 『여야로만 갈렸을 뿐 정적(政敵)이 아니며 인간적인 면에서 수십년간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권의원은 의원들의 거듭된 추궁에 『결과적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은 신중치 못한 행동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말바꾸기 공방

여당의원들은 한보사태 직후 권의원이 「돈 받은 바 없다」고 했다가 뒤늦게 돈 받은 사실을 발표하는 등 여러차례 거짓말을 했다고 추궁했다. 특히 정의원으로부터 받은 돈에 대해서는 왜 밝히지 않았느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대해 권의원은 『정의원으로부터 받은 1억원은 정태수씨 돈이라는 걸 몰랐기 때문에 밝히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인생을 살아오면서 정직과 성실을 권노갑의 상표로 삼아왔다』면서 『재판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중총재 관련 여부

일부 의원들은 권의원이 받은 돈이 김총재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떠보기도 했다.

신한국당 孟亨奎(맹형규)의원은 『김총재가 평소 떡값을 만들라고 했다는데 사실이냐』고 캐물었다. 이에 권의원은 『우리당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위해 추석 등 명절에 격려비조로 주기도 한다』고 답했으나 『한보로부터 받은 돈을 격려비로는 쓰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또 민주당 李圭正(이규정)의원이 『수서사건때 당시 이원배의원이 2억원을 김총재에게 줬다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권의원은 『이의원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은 김총재가 아니라 나였다』고 말했다.

〈이철희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