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총재 『15代국회 내각제개헌』 배경]

입력 1997-03-08 08:09수정 2009-09-2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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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의 「15대 국회의원임기내 내각제개헌」요구를 수용할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은 양자간 후보단일화를 위한 「조건」 중 걸림돌이 일단 완전히 제거됐음을 뜻한다. 말하자면 이제 연말 대선에서 누가 후보로 나서느냐는 문제만 남았다는 얘기다. 두 사람은 내각제개헌을 고리로 대선에서 후보를 단일화하자는 「공조원칙」에 이미 합의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DJ(김대중총재)와 金龍煥(김용환)자민련사무총장간의 「목동 밀담」을 통해 이루어진 일이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양측은 「이번 대선에서 집권에 성공할 경우」의 내각제개헌 추진시기를 놓고 「16대 국회」(DJ)와 「15대국회」(JP·김종필총재)로 팽팽하게 맞서왔었다. DJ가 「16대 국회」를 주장한 이유는 여러가지다. 지난해 4.11총선(15대)에서 국민들을 향해 『내각제개헌을 막아야 하니 3분의1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기 때문에 당론을 바꾸기 어렵다는 것이 첫째 이유다. 또 한가지는 JP측 주장대로 할 경우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다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신한국당의 재집권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이유도 꼽았다. 즉 현재 의석분포대로 신한국당이 과반수인 상태에서 내각제개헌을 해봐야 또다시 정권을 신한국당에 넘겨주는 우(愚)를 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JP의 주장은 달랐다. 지금은 신한국당이 과반수의석을 확보하고 있다 해도 집권에 성공해 개헌을 추진하게 되면 신한국당 내부에 내각제동조세력이 확산되고 대규모 정계재편이 이루어져 신한국당이 재집권하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은 없다는 게 JP의 주장이었다. 이 배경에 DJ가 집권을 한 상태에서 개헌을 16대 총선으로 넘길 경우 DJ가 약속을 깰지 모른다는 불신감이 강하게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이번 DJ의 입장선회는 형식상 자신의 논리를 포기하고 JP의 요구를 완전히 받아들인 것이다. DJ가 이처럼 입장을 바꾼 이유는 무엇보다 JP의 태도변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인 듯하다. 특히 DJ로서는 대통령후보선출을 위한 5월 전당대회 이전에 내각제로 당론을 선회하기 위한 내부 의견수렴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정이 있다. 「3.5 보궐선거」에서의 압승도 얼마간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튼 이는 겉으로 드러난 정황일 뿐이다. 양측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보다 복잡한 계산법이 금세 눈에 들어온다. 우선 JP와 여권의 접근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DJ의 의도가 엿보인다. 사실 그동안 자민련측은 金潤煥(김윤환)고문 등 여권내에서 내각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인사들과 꾸준히 접촉해왔다. 물론 이들의 접촉에서 무슨 구체적 징후가 나타난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여권내 입지가 확고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른바 「TK(대구 경북지역)정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김고문에 대해 야권의 관심은 단순하지 않다. 김고문 스스로도 내각제에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면서 야권과의 연대 등 이런 저런 선택지(選擇肢)를 거론해 여야 모두에게 「기대」와 「긴장」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보면 외형상 JP의 「버티기 전략」이 일단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가 가능하다. 내각제 개헌과 관련, 여야가 처한 상황이 복잡하기 때문에 DJ의 입장선회가 어떤 바람을 몰고올지 현재로서는 정확하게 가늠하기 힘들다. 당초 5월 이후에나 본격화하기로 한 국민회의와 자민련간 대선공조협상이 급진전될 것은 분명하지만 야권의 변화에 따른 여권의 대응전략까지 감안하면 「DJP연합」으로의 행로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게다가 DJ는 金相賢(김상현)지도위의장 등 비주류의 반발을, JP는 당내의 「반(反)DJ정서」를 추스르고 극복해야 하는 당면과제가 가로놓여 있는 형편이다. DJ와 JP 두사람이 내부 걸림돌을 성공적으로 걷어낸다해도 「누구를 단일후보로 하느냐」하는 궁극적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또 어떤 모습으로 통과할지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다. 다른 어떤 변수보다 중요한 민의의 흐름이 내각제 개헌 등 헌정체제변화와 야권의 대선공조를 어떻게 평가할지, 또 복잡다단한 여권내 사정이 어떻게 귀착될지 현재로서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영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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