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스키장 잦은 사고에도 응급조치체계 엉망

  • 입력 1997년 2월 26일 20시 15분


▼의무실에 구급약 없어 지난주 강원도의 한 스키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함께 간 친구가 중급자 코스에서 스노보드와 충돌, 부상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런데 슬로프 중간중간마다 있어야 할 안전요원이 보이지 않았다. 얼마뒤 지나가는 사람이 슬로프 아래로 내려가 연락을 해 비로소 안전요원이 도착했다. 그런데 더욱 한심한 것은 친구가 스키장 내의 의무실에 실려간 후였다. 의무실에는 2명의 의료진이 있었는데 그들은 다친 부위를 여기저기 만져보더니 안정을 취하고 좀 쉬라고 했다. 그래서 파스가 있으면 좀 달라고 했더니 약국에 가서 직접 구입하라는 것이었다. 거기에는 「의무실」이라는 명패만 붙어있을뿐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의료장비는 없었다. 스키장에서는 안전사고에 대해 과연 얼마만큼의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스키장 사용료는 1인당 하루 5만원이나 되는데도 이용자들의 안전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민정웅(서울 송파구 잠실본동) ▼건성 치료로 상처악화 지난 21일 가족이 강원도에 있는 한 스키장에 갔다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했다. 아이들이 타던 스키를 잠시 빌려 남편과 함께 초보자코스에서 타고 있었다. 그때 한 여자가 스키를 타고 내려오다 균형을 잃었는지 기우뚱거렸다. 그 여자는 속력을 줄이지 못하고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가만히 서있던 남편과 박치기를 했다. 남편은 그 충격에 퍽 소리를 내며 그 자리에 쓰러졌고 나는 순간 당황해서 주위 사람들과 아이들을 찾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그 여자는 한마디 사과도 없이 줄행랑을 쳤다. 허겁지겁 의무실을 찾아갔지만 잘 걷지도 움직이지도 못하는 남편에게 그곳에서 해주는 응급처치는 연고만 발라주는 정도였다. 결국 가해자는 찾지도 못하고 서울에 와서 X레이를 찍어보니 어깨가 부러져 두달은 입원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스키장 의무실에서 즉시 적절한 응급조치만 했어도 상처가 그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스키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안전과 응급조치 체계를 갖추는 것은 물론 충돌사고시 상대방의 부상을 살피고 책임지는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을까. 김난숙(서울 송파구 잠실동 주공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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