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영교수의 EQ세계]감성지수 낮으면 공부도 힘들다

  • 입력 1997년 2월 14일 20시 10분


지난 86년 뉴욕대학의 르둑스박사는 EQ를 담당하는 뇌의 구조와 기능을 밝혔다. 똑똑함은 뇌에 있고 마음은 가슴에 있다고 어설프게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마음 역시 뇌에 있음을 알게 한 것이다. 사람들이 정서적 표현이라고 말하는 것은 뇌의 편도복합체를 통해 일어난다. 뇌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부분은 대뇌피질이다. 지적 능력, 즉 공부를 잘 하게 하는 뇌는 대뇌피질이고 느끼고 행동하게 하는 뇌는 편도복합체인 것이다. 그런데 대뇌피질은 태어나서 커가는 동안 조금씩 발달해가지만 편도복합체는 출생할 때 그 구조가 이미 상당 부분 성숙돼있어 아기때부터 정서적 경험이 각인되며 쌓인다. 따라서 부모들은 유아기때 영어나 한글 등 공부를 시키는 것보다 정서적 경험을 바르게 시켜야 한다. 공부는 커가면서 잘 해나갈 수 있지만 일단 편도복합체에 쌓인 불행한 정서적 경험은 지워지지 않고 계속 영향을 준다. 분명히 영리한 아이인데도 공부를 못하는 경우 편도복합체에 쌓인 정서경험에 문제가 있어 공부를 방해하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언니와 비교를 당하면서 아픔을 겪었다는 대학생이 있었다. 어릴 때는 말하는 것, 걷는 것을 비교당했고 커서는 공부하는 것으로 비교를 당했다고 한다. 언니한테 늘 뒤진다는 생각은 초중고교에 다닐 때도 계속됐고 대학에 와서도 자신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난 잘 못해」라는 불안감 때문에 일을 그르친 경우가 허다했다. 공부보다 「난 못해」라는 마음을 떨쳐버리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는 그 여대생은 『교수님, 정말 유아기는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저는 더 잘 할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원영<중앙대교수·유아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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