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PC통신에선]결혼 적령기

  • 입력 1997년 1월 5일 20시 05분


▼ 노총각-처녀 옥죄는 족쇄…『결혼 나이와 무관』 ▼ 결혼 얘기만 나오면 으레 나이가 따라 붙는다. 남성은 20대 중후반, 늦어도 30대 초반. 여성은 20대 중반, 늦어도 후반. 흔히 결혼적령기라고 한다. 이를 넘기면 「노」라는 접두사와 함께 「상품가치」가 폭락하고 주위의 시선도 따가워진다. 「중매시장」에 나가면 더하다. 적령기가 넘으면 퇴물취급을 받아 아예 목록에서 빠진다. 용케 등록된다 해도 성격이나 자격에 문제가 있는듯 몰린다. 「혼기」를 놓친 선남선녀들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남자나이 30대 중반이나 여자나이 30을 넘겨보라. 가족친지 총동원해 배우자감 찾느라 눈에 불을 켜는 비상사태를 맞는다. 「과거」를 의심받는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웬만한 나이면 적당한 사람 골라 대충 결혼하기 일쑤다. 오죽하면 살아가면서 정을 붙인다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결혼적령기가 족쇄로 변해 숱한 미혼남녀들을 옥죈다면 곤란하다. 사랑하는 사람 만나 서로 뜻이 맞아야 하는 게 결혼이다. 그런데 나이부터 따지다니 이 무슨 덜떨어진 촌스러움인가. 옛말에 「짚신도 짝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나이에 쫓겨 엉뚱한 짝을 고른다면 문제다. 나중에 정말 좋은 사람이라도 나타난다면 어쩌란 말인가. (유니텔 ID·kyk 7396.8월의 꿈) ▼ 『오랜 경험의 산물』…만혼땐 2세양육에 문제 ▼ 결혼이 빠르거나 늦다고 사법당국에 고발되거나 처벌받기야 하겠는가. 의지만 있다면 나이는 물론 상관없다. 그렇다고 사회 통념처럼 전해오는 결혼적령기가 괜히 있는 건 아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쌓여온 경험과 지식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결혼은 환상이 아니라 책임이 따르는 현실이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경제능력과 사고수준이 부모로부터 독립되는 나이가 있다. 결혼을 감안하면서 이성을 바라보게 되는 시기도 있다. 그게 바로 적령기다. 조혼은 경제력이나 정신적으로 서로 책임지기 어렵다. 만혼은 건강한 2세를 이어가는데 문제가 생길 우려가 많다. 또 독신은 사회불안 인구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결혼적령기란 이런 문제를 해소하려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로 봐야 한다. 생리적으로 따져 본대도 마찬가지다. 출산에 적합한 여성의 나이는 20세 전후라고 한다. 30세가 넘은 여성의 초산이 산모나 아기의 건강을 해친다는 건 상식이다. 사랑에는 물론 적령기가 없다고도 하겠다. 하지만 결혼은 결코 그렇지 않다.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버틴다면 불이익만 자초한다. 나이가 더해갈수록 선택의 폭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가능하다면 결혼이란 「좋은 시절」에 하는 편이 낫다. (유니텔ID·돈키죠·lee2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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