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감독 경기장표정]고함형-미소형 등 각양각색

  • 입력 1996년 12월 23일 21시 00분


「權純一기자」 중반전에 접어든 농구대잔치. 관중석의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벤치에 앉아 있는 각팀 사령탑의 모습도 각양각색이다. 내년 1월10일부터 벌어지는 남녀부 6강 토너먼트 진출을 지상목표로 삼고 있는 사령탑들은 승패의 갈림길에서 고함을 지르기도 하고 발을 동동구르기도 하는가 하면 분을 참느라 얼굴이 벌개지기도 한다. 경기내내 끊임없이 소리를 질러야 속이 풀리는 「떠벌이파」의 대표적 인물은 현대산업개발의 임영보감독(64). 농구코트 최고령감독이지만 왕성한 체력을 과시하며 쉴새없이 고함을 질러 선수들을 독려한다. 태평양의 윤세영코치(39)는 1백㎏이 넘는 육중한 몸에서 나오는 천둥같은 목소리로 끊임없이 떠들며 코트 밖을 어슬렁거린다. 이에 반해 상무의 김홍배감독(55)과 기아자동차의 최인선감독(46)은 임감독 등과는 대조적으로 말수가 거의 없는 편. 김홍배감독은 「호화군단」으로 구성된 팀이 파죽의 연승행진을 하고 있어 그저 미소만 띠고 있어도 행복한 상태. 최인선감독은 허재 파문으로 인해 자숙하는 차원에서 심판의 판정에 결코 항의하지 않는 등 조용하게 벤치를 지키는 스타일. 고려대의 박한감독(51), 삼성생명의 조승연감독(52), 나래텔의 최명룡감독(44)은 「코트의 신사」. 잘생긴 용모에 양복을 쭉 빼입은 멋진 모습으로 코트에 나서는 이들은 선수들의 어이없는 실수나 심판의 억울한 판정에도 그저 「허허」 웃어넘기는 여유가 있다. 웬만해서는 언성을 높이지도 않을 뿐더러 상대가 「듣기 거북한 소리」는 아예 하지않는 게 특징. 스포츠인 답지 않게 두꺼운 뿔테안경을 쓴 연세대의 최희암감독(41)과 동양제과의 박광호감독(40)은 「학구파」. 경기의 흐름이 심상찮으면 잽싸게 팀 기록원의 기록을 보면서 작전을 지시하고 심판에게 항의할 때도 규칙을 조목조목 들어가며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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