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료체계 과감한 개선을

  • 입력 1996년 11월 10일 20시 26분


의료체계 개선과 의료인력수급 등 보건의료분야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한 의료개혁위원회가 각계 전문가 30명으로 발족했다. 지금 우리의 의료공급체계는 3중구조로 중첩되어 있다. 한방(韓方)과 양방(洋方)이 병존하는데다 의약(醫藥)분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영역다툼이 불가피한 구조다. 그런 공급구조 위에 의료보험이 전국민을 대상으로 확대되고 특히 양방쪽에 중점을 두어 의료보험수가를 정부가 관리하고 있어 가격체계마저 다원적인 특수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의료제도 개혁의 핵심은 이같은 중첩구조를 개선하는 데 두어야 한다. 공급체계쪽에서의 구조개선은 이미 큰 방향이 잡혀 있다. 그 중 하나는 의약의 분업이다. 의약의 분업체제는 의료선진국들이 이미 도입한지 오래된 제도로 사업영역의 정리측면에서는 물론 기술적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의약의 분리과정에서 한―약의 갈등을 크게 겪고 있지만 의약의 완전분업을 앞당기는 정책개발을 등한히 할 수 없다. 보건당국의 섣부른 행정으로 아직도 내연하고 있는 한―약분쟁을 볼 때 의개위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다. 한방과 양방의 병존구조도 궁극적으로는 개선 대상이다. 가격체계의 다원구조는 의료보험이 모든 의료분야에 완벽하게 적용되지 않는데다 보험수가를 정부가 낮게 통제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그러나 저수가(低酬價)정책은 이제 그 부작용을 생각해 볼 단계가 되었다. 그간의 저수가정책은 국민의 의료접근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의료전달체계와 의료인력배분의 왜곡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의료개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의료의 발전과 국민이익을 동시에 충족시키는데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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