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류학자 제인 구달『자연-동물 베푼만큼 보답』

입력 1996-10-24 20:30수정 2009-09-2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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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밀림에서 30여년간 야생 침팬지와 함께 살며 침팬지를 연구해온 저명 인류학자 제인 구달박사(62)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길」을 한국민들에게 호소하기 위해서다. 구달박사는 80년대 들어 동물과 환경보호 쪽으로 관심을 넓혀 세계 여러 곳에서 이를 역설해왔다. 「침팬지도 도구를 사용한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 인류만이 도구를 사용한다는 당시의 인식을 바꿔논 구달박사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멘터리 영화로도 유명하다. 아프리카에서의 연구과정을 담은 작품중 2편이 국내TV에 소개돼 국내에서도 이름이 친숙한 편. 『아프리카에서 침팬지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어요. 예전에는 25개국에서 살았는데 4개국은 이미 사라졌고 5개국은 거의 멸종위기에 처해 있어요. 아프리카 전체에 25만마리 정도 밖에 안 남았지요. 밀림을 계속 파괴하고 사냥꾼들이 잔혹하게 살해하기 때문이죠. 야생을 파괴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인류의 미래도 어둡게 하는 일이 될 겁니다』 구달박사는 자신이 86년부터 환경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91년부터 「루츠와 슈츠」(뿌리와 잔가지)라는 국제 환경보호 프로그램을 전개하게 된 이유를 차분하게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환경 동물보호 등 인류사회를 위해 손쉽게 할 수 있는 일부터 실행하도록 하는 내용. 현재 세계 30여개국에 모임이 결성돼 있다. 『젊은이들이 환경문제를 깨닫고 무엇인가를 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지구의 미래를 낙관합니다. 「나 하나쯤 주의」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가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조그만 힘을 모아야 합니다. 그 결과 모든 생명체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세상이 된다면 얼마나 멋질까요』 런던출신의 구달박사는 60년 26세의 나이에 꿈에도 그리던 침팬지의 땅 탄자니아의 곰비 국립공원에 첫발을 디뎠다. 여덟살때 「타잔」을 읽으면서 아프리카에 가서 동물들과 함께 살며 그들의 행동을 연구하겠다고 한 결심이 이뤄진 것이다. 경비마련을 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부터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등 갖은 고생을 한 끝이었다. 『경비도 문제지만 젊은 여자가 집을 떠나 멀리 야생동물을 관찰하러 간다는 것이 어디 쉬웠겠어요. 그러나 어머니 말씀이 큰 힘이 되었어요. 「진실로 원하고 열심히 노력하며 포기하지 않는다면 분명 길이 있다」고 늘 말씀하셨지요』 그러나 침팬지들은 그를 보기만 하면 도망쳤다. 90m 정도까지 접근하는데 1년이 걸렸다. 관찰 연구 작업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2년쯤 지났을까 한 침팬지가 바나나를 집어가려고 제 캠프에 찾아왔는데 그때가 30여년 아프리카에 살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일 거예요』 64년 침팬지도 도구를 만들어 사용한다는 획기적인 사실을 알아냄으로써 그는 유명해졌다. 침팬지가 나무 잔가지의 잎을 훑어낸 다음 흰개미집에 쑤셔넣어 거기에 붙어나오는 흰개미를 핥아 먹었던 것. 『침팬지들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느껴요. 각기 얼굴이 다르고 성격도 다르지요. 열두살 먹은 젊은 수컷 「스핀들」이 어미를 잃은 세살짜리를 양자로 삼아 키웠다면 믿겠어요. 인간 다음으로 매혹적인 동물이 침팬지예요』 두번 결혼했고 외아들이 「루츠와 슈츠」를 맡아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사장 金正源) 초청과 동아일보사 후원으로 25일 오후 5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인간과 자연〓공존의 길」을 주제로 강연회를 갖고 28일 대만으로 떠난다.〈申福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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