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헷갈리는 「디자인 정책」

  • 입력 1996년 10월 23일 21시 00분


「디자인은 기술이다」. 朴在潤통상산업부장관의 지론이다. 그는 해외에서 우리 상품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요인중 하나가 디자인의 낙후라고 보고있다. 디자인에 대한 그의 관심은 올해초 통산부에 산업디자인과를 신설한 데 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요즘 통산부는 디자인 문제 때문에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산하기관인 산 업디자인포장개발원(KIDP)의 조직개편문제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작년 12월 통산부는 KIDP의 명칭을 산업디자인포장진흥원으로 변경하고 진흥원 밑 에 대학원을 부설, 연구교육사업을 맡기겠다고 입법예고했다. 이 안에 대해 학계나 디자인업계도 모두 찬성했다. 그러나 통산부가 지난 8월 방침을 변경, 산업디자인센터를 설립하고 산하에 진흥 원 연구원 정보센터 교육원 대학원을 설립하겠다는 안을 내놓자 곳곳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나왔다. 「조직을 여럿으로 쪼개면 그만큼 인원도 늘어나 얼마 되지않는 예산이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로 낭비된다」는 것이 반대논리의 핵심이었다. 일부 교수들도 정부 언론사 등에 편지를 보내 찬반의견을 표시했다. 통산부는 9월 수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난 9일 수정안을 냈으며 16일에 또 한번 의 수정안을 냈다. 수정안을 낼 때마다 개발원의 명칭변경―1개법인―3개법인―2개법인―1개법인 등 내용도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여론을 수렴하는 절차는 전혀 거치지 않았다. 24일 예정된 경제장관회의에 상정될 최종안은 현행법과 거의 차이가 없어 『법개 정의 필요가 있는지조차 의문이 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대 산업디자인과의 한 교수는 『1년도 안되는 기간에 5개의 개편안이 나오는 통에 무슨 내용인지도 헷갈린다』고 말했다. 우리의 디자인정책수준이 디자인수준보다 크게 낫지 않은 느낌이다. 허 승 호<경 제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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