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亞게임 소프트테니스 최다 金… 대부분 몰라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16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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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정식종목 채택된 후 金 61%
양궁 다음으로 많이 땄지만 안알려져
“TV중계 잡히려면 결승전 진출해야
5개 전종목서 메달 따내는게 목표”

한국 소프트테니스 대표팀이 1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단식을 앞두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날 사진 
촬영에는 훈련 파트너와 트레이너를 포함해 항저우로 떠나는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선수단 및 스태프 전원이 함께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소프트테니스 금메달 5개 중 최소 3개 획득에 도전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국 소프트테니스 대표팀이 12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단식을 앞두고 카메라 앞에 섰다. 이날 사진 촬영에는 훈련 파트너와 트레이너를 포함해 항저우로 떠나는 소프트테니스 국가대표 선수단 및 스태프 전원이 함께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소프트테니스 금메달 5개 중 최소 3개 획득에 도전한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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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테니스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였다. 이때부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까지 소프트테니스 금메달 41개 중 25개(61%)를 한국이 가져왔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소프트테니스에서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나라다. 한국이 이 기간 아시안게임에서 소프트테니스보다 금메달을 많이 딴 종목은 양궁(26개)뿐이다.

그러나 아무리 금메달을 쓸어 담아도 아시안게임 기간에 소프트테니스를 TV로 보기는 쉽지 않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는 2관왕을 차지한 김형준(33·당시 이천시청)의 온 가족이 컴퓨터 모니터 앞에 모여 앉아 인터넷 중계를 보는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23일 막을 올리는 항저우 대회에서도 예정된 TV 중계는 아직 없다.

소프트테니스 대표팀 최고령이자 남자팀 주장인 이현수(39·달성군청)는 “단체전 결승에 가면 TV 중계를 해줄 수도 있다고 한다. 일정상 단체전이 가장 먼저 열려서 금메달이 일찍 나오면 좋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다. 무조건 금메달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남자팀 막내 김태민(27·수원시청)은 장차 한국 소프트테니스를 이끌 선수다. 키(193cm)도 훤칠하고 인물도 좋다. 또 무대가 클수록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한다. 항저우에서 금메달을 따 우리 종목을 많이 알렸으면 한다”며 후배 자랑에 열을 올렸다.

김태민은 소속팀 선배인 김진웅(33)이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 그랬던 것처럼 개인 단식과 단체전 2관왕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을 노렸던 김진웅은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해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한다. 김진웅은 지난해 선발전 때는 김태민과 함께 복식 1위에 오르며 항저우행 티켓을 따냈다. 그러나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올해 다시 열린 선발전에서는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김진웅은 대신 훈련 파트너이자 멘토로 대표팀을 돕고 있다.

아시안게임에 처음 출전하는 김태민은 “진웅이 형이 ‘경기장 가면 한 끗 차이이고 다 똑같이 긴장한다. 네가 가진 것만 하면 된다. 간절할수록 마음을 비워야 한다’고 조언해 줬다”고 말했다. 또 “대회가 연기되면서 슬럼프도 오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다 운명이라 여긴다. ‘금메달도 내 운명’이라고 믿고 있다. 일단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다음 부담 없이 개인 단식에 나서고 싶다”고 했다.

여자부에서는 NH농협은행 선후배로 국내 1인자 자리를 다투는 문혜경(26)과 이민선(25)이 단식 금메달에 도전한다. 문혜경은 기교를 앞세운 변칙파, 이민선은 강한 스트로크를 앞세우는 정통파다. 두 선수는 김진웅을 비롯한 남자 훈련 파트너들의 도움을 받아 기량을 갈고닦았다. NH농협은행 감독이기도 한 유영동 여자 대표팀 감독은 “남자 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 경쟁 상대인) 일본, 대만 선수들 스타일로 맞춤형 게임을 부탁했다. 쉽지 않은 일인데 남자 선수들이 열심히 도와줬다”고 말했다.

여자팀은 이수진(22·옥천군청)이 팔꿈치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직전 낙마하는 악재를 맞았다. 이수진을 대신해 지다영(25·안성시청)이 합류했지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단체전 금메달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 감독은 “선수들이 말은 안 해도 약간 다운된 게 사실이다. 대회 개막 전까지 경기력을 가능한 한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2∼20일 중국 항저우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소프트테니스 대표팀은 현재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마무리 훈련 중이다. 유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코트가 진천선수촌 코트와 특성이 다르다. 그래서 대회 코트와 최대한 비슷한 코트를 수소문해 적응 훈련을 다녀왔다”면서 “현지 기온과 음식에도 익숙해지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서규재 남자 대표팀 감독(인천시체육회)은 “항저우는 10월에도 (기온이) 30도라고 한다. 예선은 야외, 준결승부터는 돔에서 경기가 열려 선수촌에서도 실내외 코트 훈련을 병행 중이다. 메달을 최대한 많이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5개 전 종목(남녀 단체, 남녀 단식, 혼합복식)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소프트테니스 대표팀은 30일 항저우로 떠난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한국#소프트테니스#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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