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샤워할때 절대 등 밀어주지 마” MLB 김하성에 현실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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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24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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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할 때 절대로 동료 등을 밀어 주지 말라” 한국인 1호 메이저리거 박찬호(48)가 메이저리그에 갓 진출한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게 한 현실적 조언이다.

박찬호는 24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지역지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박찬호는 첫 훈련을 마치고 샤워장에 들어가 비누칠을 한 뒤 옆에 있던 동료의 등을 밀어주려 했다.

한국에서는 동료들끼리 서로 등을 밀어주는 게 정을 나누는 방법이었기에 박찬호는 미국에서도 그렇게 하려 했다.

하지만 거긴 미국이었다. 남자끼리 맨살을 비벼주는 것에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당시를 떠올린 박찬호는 김하성에게 동료 등을 밀어주지 말라고 조언하며 껄껄 웃었다.

박찬호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기술적인 측면보다 문화 차이에 따른 고충을 알려주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음식에 대한 경험도 회상했다. 박찬호는 “내가 한국 음식을 먹을 때마다 그들은 안 좋은 말을 했다. 나는 커다란 스테이크 덩어리를 먹는 것보다 김치를 먹는 것이 더 힘이 났는데, 경기장에서 먹을 수 없었다”며 “그들은 나에게 지독한 냄새가 난다고 했고, 나는 모두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단지 냄새가 싫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것이 변했다. 미국인들이 아시아 문화를 더 잘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이날 화상 인터뷰에서 박찬호가 많은 조언을 해준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2005~2006년 샌디에이고에서 뛰었던 박찬호는 2019년부터 다저스 구단주를 지냈던 피터 오말리 샌디에이고 구단주와 인연으로 샌디에이고 특별고문을 맡고 있다.

박찬호는 “김하성이 빨리 적응하고 배울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경기장 안에서는 혼자 하면 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가족처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며 “난 김하성의 귀에서 피가 날 때까지 내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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