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온 외국인 거물들… 코트 지각변동 오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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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 D-2, 호주프로리그 리바운드왕 숀 롱
故 코비의 레이커스 동료 클락 포함, NBA 출신 선수들 무려 8명 데뷔
코로나로 입국 늦고 연습도 부족, 컵대회선 ‘검증된 구관’들에 밀려
1대1 과외-익숙한 환경 제공 등 구단, 경기력 회복 위해 온 정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9일 정규리그 개막을 앞둔 프로농구 외국인 선수들의 수준을 끌어올렸다. 예전 같으면 오지 않았을 ‘거물’들이 코로나19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한국에 속속 발을 들였기 때문. 최근 미국프로농구(NBA) 진출의 교두보로 자리 잡은 호주프로리그(NBL)에서 리바운드 왕에 오른 숀 롱(현대모비스), 올해 불의의 헬기 추락 사고로 세상을 뜬 코비 브라이언트와 LA 레이커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얼 클락(KGC), 2017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가 미국대학체육협회(NCAA)에서 우승할 당시 주전 센터였던 아이제아 힉스(삼성) 등이 KBL 데뷔를 앞두고 있다.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몰려오면서 KBL 경험이 있는 ‘구관’들로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친 팀들이 고전할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NBA 출신이 8명에 이른다.

하지만 또 다른 변수가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새 외국인 선수들의 입국이 예년보다 늦어진 데다 자국에서도 훈련을 제대로 못한 것. 리그 개막에 앞서 전북 군산에서 열린 KBL컵 대회에서 새 얼굴들이 부진했던 반면 자밀 워니, 닉 미네라스(이상 SK) 등 ‘구관’들은 펄펄 날았다. 통산 최다 외국인 최우수선수(3회)에 오른 라건아(KCC)도 지난 시즌 막판 입은 무릎 부상에서 완벽히 벗어난 모습이다.

10개 구단 전체 외국인 선수 가운데 78.9%인 15명이 KBL에서 처음 뛰는 새 얼굴로 채워져 그 어느 때보다 국내 무대 적응 문제가 각 팀의 공통적인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시즌을 눈앞에 둔 각 팀은 전력의 핵심인 외국인 선수의 기량 극대화와 팀워크 강화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1 대 1 과외다. 지난 시즌 SK와 공동 1위에 오른 DB는 재계약을 파기한 치나누 오누아쿠를 대신해 급히 영입한 타이릭 존스에게 이효상 코치를 전담으로 붙여 유산소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도 컨디션 회복에 애를 먹고 있는 두 외국인 선수를 상대로 이규섭 코치가 미국 G리그 지도자 연수 시절 배운 훈련법 등을 적용하며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익숙한 환경을 조성해 빠른 적응을 시도하는 팀들도 있다. 아직 한국 음식이 낯선 클락, 라타비우스 윌리엄스(이상 KGC)는 매일 뷔페음식, 연어스테이크 등을 먹고 있다. 힉스는 국내에서 아예 친형과 함께 생활하며 향수를 달래고 있다.

기존 스타일에서 벗어나 신무기를 장착 중인 선수도 있다. 오리온은 이번 시즌 KBL 최장신 선수 제프 위디(213cm)에게 3점슛을 집중 훈련시키고 있다. 현역 시절 슈팅가드로 이름을 날린 김병철 코치가 이를 돕고 있다. 컵 대회에서는 위디가 부상으로 쉬고, 디드릭 도슨이 폭발적인 3점슛을 앞세워 팀 우승을 이끌었는데, 최장신 위디까지 3점슛 대열에 합류한다면 위력이 배가될 거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반깁스를 했던 롱의 투입 시점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어 시즌 초반 2, 3경기 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올 시즌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신구 외국인 선수들의 자존심 대결이 코트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

김배중 wanted@donga.com·유재영 기자
#프로농구#외국인#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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