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의 팁인] 차기 시즌 일정 고민 KBL ‘농구와 팬’에 집중하자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5월 6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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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은 지난해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보이스 포 KBL(VOICE FOR KBL)’을 진행중이다.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프로농구의 발전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취지다. 최근 경기운영, 관중, 프로모션 등에 관한 목소리를 듣고 있다. 특히 경기 운영 중 리그 일정에 있어 KBL이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다.

KBL은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2경기씩, 주말(토·일)에 하루 3경기씩을 펼치는 방식으로 정규리그를 운영했다. 지난해 10월 13일 개막해 올해 3월 19일 정규리그가 끝났다. 평일 경기는 오후 7시30분에 시작했다. 학교나 회사를 마치고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조금이나마 여유 있게 도착할 수 있도록 30분을 늦췄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잡음이 나왔다. 각 팀은 경기 스케줄이 빡빡해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각 팀마다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정규리그 도중 2번의 A매치 브레이크까지 있어 각 팀의 스케줄이 타이트했다. 관중 입장에서 오후 7시30분 경기는 크게 매력적이지 못했다.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을 연고지로 하는 팀들은 경기 시작 시간을 30분을 늦추니 학생을 포함한 관중들이 대중교통으로 귀가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불만을 들어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잡음은 정규리그에서 그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였다. KBL은 중계방송사의 요청으로 플레이오프 주말 경기를 토요일 오후 2시, 일요일은 오후 7시30분에 시작하기로 했다. 팬들은 정규리그와 경기 시작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했다. 특히 원정 응원을 다니는 팬들에게 일요일 오후 7시30분 경기는 부담이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KBL이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일정을 확정하는데 있어 중계방송의 입김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는 대목이다. 정규리그 일정을 최대한 타이트하게 하더라도 프로야구와 겹치는 일정을 최소화해달라는 요구였다. 플레이오프 토요일과 일요일 경기 시작 시간 변경도 같은 이유였다. 또한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 2경기씩을 배치하는 것도 중계권 재판매에 유리한 쪽으로 해달라는 중계방송사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였다. 그러나 KBL도 중계방송사도 이러한 일정을 통해 얻은 건 크게 없었다.

중계방송사의 요구를 아예 무시할 순 없다. TV시청률은 프로농구 마케팅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그렇다고 중계방송사의 요구를 모두 수용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계방송사에 끌려가면 기본적인 많은 부분을 잃게 된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뿐이 아니다. 프로농구의 기본적인 상품인 경기의 질적인 하락과도 연결되는 고리가 있어서다.

KBL은 2018~2019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반등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TV시청률, 경기 시작 시간과는 무관했다. 매 경기 선수들은 경기력으로 팬들을 감동시켰다. 여기에 다양한 스토리가 덧붙여져 팬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경기장은 팬들로 가득했고, 흥행에 성공했다. KBL이 차기 시즌 일정을 검토할 때 무엇을 통해 팬들이 흥미를 느끼고, 어떻게 하면 경기의 질적인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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