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말소’, KT 이대은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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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4일 13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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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대은. 스포츠동아DB
KT 이대은. 스포츠동아DB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이대은(30)이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4차례 등판 결과가 나빴던 것보다 손가락 부상의 여파가 더 큰 영향을 미쳤다. 이대은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과 자신감 회복이다.

이대은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등판해 4.1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고전했다. 최고 구속은 148㎞까지 찍혔지만, 실투가 눈에 띄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튿날 이대은의 1군 말소를 결정했다. 본인이 이를 요청했다.

미국과 일본을 거친 이대은은 올해 KT의 토종 에이스 후보였다. 그러나 4경기에서 17.1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27에 그쳤다. 더딘 회복이 문제였다. 이대은은 2번째 등판 이후부터 오른손 중지에 피가 검게 고여 있었다. 선발투수에게 종종 볼 수 있는 증상이다. 보통 5일 휴식 후 등판하면 그 사이 회복되기 마련이지만, 이대은은 다소 시간이 길어졌다.

여기에 손톱까지 깨지는 바람에 결국 공을 제대로 챌 수 없었다. 직구는 물론 주무기인 포크볼까지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스스로도 답답함을 숨기지 않았고, 결국 회복 시간을 갖기로 했다.

이 감독은 당초 다음 주 선발로테이션을 6명으로 운용할 계획이었다. 직전 등판이었던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야구인생을 통틀어 가장 많은 투구수(111개)를 기록했던 라울 알칸타라에게 하루 더 휴식을 주기 위해서였다. 알칸타라의 등판 예정일은 17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이었지만, 이 자리에 배제성이 들어가고 알칸타라는 18일 경기로 미뤘다. 그러나 이대은의 말소로 배제성을 포함한 5명의 로테이션이 한동안 유지될 전망이다.

이 감독은 이대은의 복귀시점을 26일부터 시작하는 SK 와이번스와 3연전으로 잡았다. 로테이션은 한 번만 거르는 셈이다. 관건은 이대은의 회복이다. 몸 상태는 물론 자신감까지 되찾아야 한다. 이대은 스스로도 “중학교 때 이후로 이런 슬럼프는 처음”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구단 내부에선 이대은이 한 번의 실마리만 찾는다면 금세 기대치대로 던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대은의 호투는 KT 도약의 필요충분조건이다. 잠시 돌아가는 지금 결정이 꽤 먼 미래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휴식이 이대은은 물론 KT에도 중요한 이유다.

대구|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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