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선수 한 명이 많은 것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국민 거포’ 박병호(32·넥센)는 그 어려운 걸 해내고 있다.
올 시즌에 앞서 박병호를 비롯해 김현수(LG), 황재균(KT) 등 국가대표급 타자들이 메이저리그 생활을 줄줄이 청산하고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거액을 들여 ‘유턴파’를 품은 팀은 이들을 통한 성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그 중 가장 돋보이는 건 박병호다. 그는 2일까지 8경기에서 타율 0.370, 3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타율 2할대 중후반의 황재균, 김현수와 비교했을 때 무게감에서 앞선다.
3일 고척 KT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넥센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 얘기가 나오자 미소부터 지었다. 장 감독은 “염려했던 것보다 적응을 더 잘했다. 후배들이 먼저 (박)병호에게 다가가 야구부터 생활까지 물어본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장 감독은 “선수단 사이에서 박병호 효과가 퍼지고 있다. ‘병호 형이 와서 우리도 할 수 있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선수들이 하나로 뭉치는 계기다. 감독으로서 든든하다”고 덧붙였다.
넥센 선수들은 어느덧 박병호에게 ‘넥벤져스’의 일원이자 야구 선배로서 기대와 의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 김하성은 “중심타선에서 함께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한다. 든든할 수밖에 없다. (박)병호 형 한 명의 가세지만 선수단 전체가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박병호의 역할은 단지 타석에서 안타나 홈런을 때려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공격 생산력보다 더욱 파급력 있는 무형의 효과가 넥센에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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