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부터 미끄러지듯… 제대로 넘어져야 안 다쳐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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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자 10명 중 3, 4명이 초급자… 눈 녹는 오후 2∼4시 사고 ‘최다’

고령자도 젊은 사람 못지않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스키는 하체 근력을 강화하고 몸의 유연성과 균형감을 높여주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부상의 위험이 높은 것은 흠이다.

상체보다는 하체 부상이 많다. 무릎과 정강이, 발과 발목, 엉덩이의 순이다. 노인들은 특히 무릎 인대와 연골 손상을 주의해야 한다. 만약 스키를 타던 중 무릎 부위에서 ‘뚝’ 하고 뭔가 끊어지는 느낌이 들면 전방십자인대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부상을 막으려면 제대로 넘어지는 법부터 알아둬야 한다. 넘어지지 않으려는 생각은 버리자. 몸에 힘을 주다 보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넘어질 때는 우선 폴을 버린다. 그 다음에는 몸을 살짝 돌려 엉덩이로 넘어진다. 이때 털썩 주저앉으면 노인들은 엉덩이뼈에 금이 갈 수도 있다. 미끄러지듯이 넘어지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근육이 부드러워지도록 사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스키장에서 부상당한 사람의 70% 이상은 사전 준비 운동을 하지 않았다는 조사도 있다. 땀이 맺힐 정도로 15∼30분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젊은 사람의 경우 1시간을 즐겼으면 10분은 꼭 쉬어야 한다. 고령자는 체력 회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20분은 쉬는 게 좋다.

스키장 사고는 오후 2∼4시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기온 상승으로 눈이 녹으면서 스키 회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오전부터 스키를 즐겼다면 이 시간대에는 피로감이 쌓이고 판단력도 흐려진다. 실력을 과신해 섣불리 상급 코스로 가는 것도 사고의 원인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상급 코스 부상자의 30%와 중급 코스 부상자의 43%가 초급자였다.

노인은 주의해야 할 점이 또 있다. 박원하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실 교수는 “너무 추운 날씨, 혹은 너무 이른 오전에 야외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운동을 즐긴 후에는 외투를 껴입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키를 즐기기 전날에는 가급적 충분히 숙면을 취하고, 슬로프로 나가기 전에도 따뜻한 식사를 하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스키#스키장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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