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볼 브레이크] ‘링 위의 공’을 쳐내면 어떻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2월 16일 05시 30분


코멘트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최근 남자프로농구에선 ‘링 위의 볼 쳐내기’가 화제가 됐다. kt 김현민은 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동부전에서 77-75로 근소하게 앞선 경기 종료 22초 전 상대 외국인선수 웬델 맥키네스가 골밑에서 시도한 슛이 링에 한 번 맞은 뒤 그 위를 맴돌자 재빨리 뛰어올라 걷어냈다. 링 위를 맴돌던 공은 안으로 들어가는 듯했지만, 그 전에 김현민이 걷어내면서 동부는 귀중한 동점 기회를 놓쳤다. 결국 kt가 동부를 81-77로 눌렀다.

지난 9일 동부전 당시 kt 김현민. 사진제공|KBL
지난 9일 동부전 당시 kt 김현민. 사진제공|KBL

● 링에 맞은 볼은 쳐내도 무방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링 위를 맴도는 공은 걷어낼 수 없었다. 살짝만 손이 닿아도 ‘골텐딩’으로 선언돼 득점으로 인정됐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선 여전히 링 위에 있는 공을 건드려선 안 된다. KBL은 1997년 출범 이후 NBA 룰을 기반으로 한 로컬룰을 적용했으나, 2014년부터 국제농구연맹(FIBA) 룰로 개정했다.

FIBA 룰과 NBA 룰에는 차이가 있다. FIBA 룰에 근거한 KBL 규정에 따르면, 야투(2점슛·3점슛)와 자유투는 볼이 바스켓 위에서 아래로 통과하거나 바스켓 안에 머무를 때, 바스켓에 들어갈 가능성이 없을 때, 링에 닿았을 때, 코트에 닿았을 때, 볼 데드가 됐을 때 상황이 종료된다. 공격자의 손을 떠난 공이 링에 한 차례 맞으면 슛 상황이 종료되고 경기진행 상황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수비수가 걷어낼 수 있다. 링 안으로 들어간 공을 빼내지만 않으면 된다. 김현민은 FIBA 룰을 잘 숙지하고 활용한 케이스다. 이에 각 구단 사이에선 “선수들에게 공 쳐내기 연습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4일 동부전 당시 KGC 오세근. 사진제공|KBL
지난 14일 동부전 당시 KGC 오세근. 사진제공|KBL

● 쳐내기 실패, 접전에서 치명타 될 수 있다!

그러나 무작정 공을 쳐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14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KGC-동부전에선 또 다른 장면이 나왔다. 동부 맥키네스는 28-35로 뒤진 2쿼터 종료 1분58초 전 골밑 득점과 함께 상대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의 파울로 추가 자유투까지 얻었다. 맥키네스가 자유투로 던진 공은 링에 한 차례 튕겼다. 이 때 KGC 오세근이 뛰어올라 공을 쳤지만, 공은 그대로 링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면서 동부에 2점이 주어졌다. 맥키네스의 슛은 링을 맞는 순간 자유투 상황이 끝나고 경기진행 상황에 들어갔기 때문에, 오세근의 손을 맞고 들어간 공은 자책골로 인정된 것이다.

FIBA 룰은 자책골 때 공격팀 주장에게 득점을 부여한다. 따라서 동부 주장 김주성이 2점을 어부지리 2점을 챙겼다. 이 덕분에 동부는 한 번 공격에서 4점을 뽑는 행운을 누렸다. KGC가 87-74로 승리하면서 결과적으로 이 플레이가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1~2점차 박빙승부였다면 자칫 오세근이 머쓱해질 뻔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