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의 아킬레스건, ‘잠수함 기근’ 어쩌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1월 24일 05시 30분


한화 정대훈-김재영(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한화 정대훈-김재영(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한화 이글스
‘옆구리 투수’라 불리는 잠수함(사이드암·언더핸드)투수의 최대 강점은 희소성이다. 오버핸드, 스리쿼터 투수들과 공의 궤적, 투구간격이 다르다. 이는 상대 타자의 리듬을 뺏는 데 효과적이다. 불펜이든 선발이든 믿을 만한 잠수함 한 명의 존재는 마운드를 운용하는 데 큰 힘이 된다.

2017시즌 준비에 한창인 한화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잠수함 투수 기근이다. 한화는 2015~2016시즌 잠수함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5시즌 1군에 등록됐던 잠수함은 정대훈, 허유강(연천 미라클), 임경완(시드니 블루삭스), 정광운(삼성) 등 4명뿐이었다. 이들 중 지금 한화에 남아있는 이는 정대훈이 유일하다. 2016시즌을 앞두고 마무리캠프에서 와타나베 슌스케, 스프링캠프에서 가와지리 데쓰로 인스트럭터를 초빙한 이유도 잠수함 강화가 필요해서였다.

지난해에는 정대훈과 김재영, 정재원 등 잠수함 3명이 1군 무대를 밟았는데, 이들의 합산방어율은 6.59(71.1이닝 52자책점)로 좋지 않았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신인왕 후보로 평가받던 김재영은 불안한 제구에 발목 잡혀 11경기(방어율 10.32) 등판에 그쳤다. 2년간 87경기에 등판한 정대훈이 사실상 유일한 1군 자원이었다. 문제는 정대훈도 기복이 심해 상대 타자를 확실하게 막아줄 카드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화의 잠수함 기근현상이 심각하다.

당장 보강할만한 자원도 없다. 앞서 언급한 3명과 1군 경험이 없는 서균 등 4명이 십시일반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한화가 이들 4명 모두 일본 오키나와~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데려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타자를 효과적으로 막아낼 잠수함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 이들의 성장에 기대야만 하는 처지다. 특히 30대인 정재원(33)과 정대훈(32)은 기본기보다도 투구간격과 다리를 들어올리는 타이밍을 조절하는 등의 디테일을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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