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김종, 내 이름 거론 불쾌…흠 있는데 IOC 위원 된 것 같이 매도 당한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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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1월 23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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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IOC 선수위원. 스포츠동아DB.
유승민 IOC 선수위원. 스포츠동아DB.
‘체육계 대통령’으로 군림했던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전 차관이 수영선수 박태환에게 2016 리우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라고 강요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김연아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유승민 IOC 선수 위원 등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말을 해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유승민 선수위원은 23일 “(김 전 차관의 발언에)불쾌하다”고 전했다.

유승민 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현재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고 그 중심에 내 이름도 거론이 돼 당황스러워 유쾌한 기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거 김 전 차관은 한 방송사에 “자신은 김연아를 싫어한다. 이 사실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고 “흠이 있어 (유승민이)IOC 위원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밝혀졌다. 유승민 의원은 “친분도 없는데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차관과 큰 친분은 없다며 “리우에 오셨을 때 같이 태권도 응원을 한 정도”라며 “차관이라는 것만 알았지, 5월까지는 일면식도 없었다. 이후에 어떤 토론회 가서 잠깐 인사만 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IOC 위원과 관련한 발언이 불쾌했다. 서로 잘 아는 분 같으면 서로의 장단점도 잘 알고 있으니 그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친분이 없는데 그런 말을 했다는 것에 불편하다”며 “왠지 흠이 있는데 IOC 위원이 된 것 같이 매도를 당한 셈이다”고 덧붙였다.

녹취록이 공개된 후 유승민 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선수들을 지켜달라”며 장문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 선수들은 국위선양하기 위해 날마다 피와 땀을 흘린다. 태극 마크를 달고 나간 모든 대회에서 어떤 정치적 이념이나 계산없이 순수한 스포츠맨십으로 정정당당하게 최선을 다한다”며 “나라가 혼란스럽지만 ‘올림픽 무브먼트’의 주인공인 선수들의 인권과 명예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큰 피해자는 국가를 위해 진심을 다했던 체육인들이다. 실명이 거론돼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선수들의 인권과 명예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러한 글을 남긴 것에 대해 그는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은 말 한 마디 잘못해도 안 되고 그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민감한 문제가 되기도 한다”라며 “사실 내가 IOC 선수위원이 된 것은 정부의 힘이 아닌 선수들의 표로 된 거다. 선수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게 목소리를 내주는 것이 내 역할이기 때문에 그런 글을 남겼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잘잘못을 떠나 운동선수들에게는 굉장한 스트레스다. 코트에서의 승부는 냉정하지만 다른 쪽에는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그런 스트레스는 운동을 할 때 큰 방해요소가 된다”라며 “선수들이 뽑아준 사람인데 그 정도 표현은 할 수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그런 글을 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IOC 회의를 다녀온 그는 많은 위원들에게서 지금 한국 정부의 상황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2018년 평창올림픽 때문. 그는 “1년 3개월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많은 위원들이 걱정스런 목소리로 많이 묻는다”라며 “성공적으로 개최를 못 하면 진짜 더 큰 망신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질문을 받는 것이)좀 곤란했다. 이번 회의에서 그런 질문을 들었을 때 한국인으로서 곤란한 상황이 많이 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다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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