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중국전 비밀무기는 ‘구자철 시프트’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9월 1일 05시 45분


축구대표팀 구자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축구대표팀 구자철.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 좌우 윙포워드 연계 제로톱 승부수

광저우 출신 쓰리백 기반 중국 밀집 수비
손흥민-구자철-이청용 삼각편대로 공략

축구에서 ‘시프트(Shift)’라는 용어는 익숙하다. 통상 포지션 변화를 의미한다. 국가대표팀에서도 특정선수의 포지션 변경을 흔히 접할 수 있다.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한국-중국의 2018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A조) 1차전에선 주목할 특징이 있다. 최전방을 책임질 공격수다. 중국전∼시리아전(6일·장소 미정)으로 이어질 9월 월드컵 최종예선 2연전을 위해 태극전사 20명을 선발한 울리 슈틸리케(62·독일) 감독은 ‘포워드(FW)’ 자원으로 황희찬(20·잘츠부르크)만 뽑았다. 2014년 하반기 ‘슈틸리케호’가 출범한 이후 1명의 공격수만 선발한 것은 이번이 2번째다. 지난해 8월 라오스, 레바논을 상대로 한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때도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만 FW로 분류해 2연전을 소화했다.

물론 그 때나 지금이나 전방 자원이 1명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슈틸리케호는 공격수를 1명 이상 포진시키는 전략을 썼다. 주 포메이션인 4-2-3-1과 간혹 가동한 4-1-4-1 등 원톱이 항상 있었다. 1경기만 삐끗해도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A매치 경험이 없는 황희찬만 믿기에는 아무래도 불안하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출중한 능력을 발휘한 황희찬이지만, 기존 대표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는 사실은 아킬레스건이다.

결국 공격 2선으로 눈길이 쏠린다. 대표팀 화력의 상당 부분은 2선에서 터져 나왔다. 대표팀 최다 득점자 역시 나란히 16골씩을 기록 중인 구자철과 손흥민(24·토트넘)이다. 둘은 유이하게 ‘두 자릿수’ 골맛을 봤다. 따라서 중국을 상대로 슈틸리케 감독이 새로운 공격조합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구자철 시프트’다. 원톱에 배치되지만, 실제로는 좌우 윙 포워드와의 연계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제로(0)톱’ 전략이다. 적지에서 승점 1점만 챙겨도 성공인 중국은 자국 프로리그 최강 광저우 에버그란데 수비수들을 쓰리백에 배치할 전망이다. 골문은 정청이 지키고, 장린펑-펑샤오팅-리쉐펑이 수비라인을 형성한다. 상황에 따라선 미드필드 좌우가 깊이 내려와 5명까지 수비에 나선다. 결국 자기 진영에 만리장성을 구축해 ‘실점 최소화’에 나설 중국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려면, 구자철을 중심으로 손흥민-이청용(28·크리스털 팰리스) 등이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침투해 공간과 찬스를 노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리에게 다양한 옵션이 있어 공격수를 추가할 필요가 없다”며 “(중국의 밀집수비 때문에) 우리는 전방의 좁은 공간에서 공격을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결전을 하루 앞둔 31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비공개 전술훈련을 소화했다.

파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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