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대체불가’ 김광현 어깨에 달린 가을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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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8월 20일 0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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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SK에서 에이스 김광현(29)은 사실상 ‘대체 불가’ 자원이다.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기 전 마지막 시즌인 올해, SK와 김광현은 가을야구를 통해 ‘아름다운 마지막’과 ‘뜨거운 시작’을 꿈꾸고 있다.

고졸 신인 김광현이 1차 지명을 받고 SK에 입단한 2007년, 구단도 첫 우승을 거뒀다. 1승2패로 밀려있던 한국시리즈 4차전, 김광현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두산의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를 꺾고 승리를 거두며 SK의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이었다. 2007년을 시작으로, 2008년과 2010년 우승을 포함해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왕조’를 구축한 SK의 중심엔 그가 있었다. SK는 2013년과 2014년, 2년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했으나,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이어 올해는 4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김광현은 지난달 2일 잠실 LG전에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고,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왼팔 굴곡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은 그는 한 달 반이 지나고 16일 잠실 LG전에서 1군 마운드에서 복귀를 신고했다.

에이스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지만, SK 코칭스태프는 급박한 마운드 사정 속에서도 김광현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았다. 선수가 빠른 복귀를 원해도 오히려 속도를 조절해왔다. 2군에서 1경기 등판하게 한 뒤 1군에 불렀고, 1군에서도 일단 불펜에서 감각을 찾도록 했다.

속도 조절 끝의 복귀, 그리고 불펜행. 김광현의 ‘불펜 아르바이트’는 마무리 박희수의 이탈과도 관련이 있다. 박희수는 왼쪽 무릎 통증으로 1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선발만큼이나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데 뒷문마저 헐거워졌다. 채병용이 ‘임시 마무리’로 이동하면서 생긴 균열을 김광현이 메우는 셈이다. 그는 16일 잠실 LG전에선 1이닝 퍼펙트로 건재를 과시했으나, 18일 문학 두산전에선 0.2이닝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김용희 감독은 “김광현의 경우 투구수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경기감각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주까진 박희수가 빠진 불펜으로 기용하고, 박희수가 문제없이 돌아온다면 다음주 선발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현도 완벽한 복귀와 팀을 위한 마음으로 불펜에서 마지막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SK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굳히기 카드’인 셈이다. 김 감독은 “현재 켈리와 윤희상이 나오는 날만 확률이 높은 싸움을 하고 있다. 김광현이 가세한다면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스의 어깨에 달린 미래, 과연 김광현은 올 가을 SK와 함께 웃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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