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9회 6득점 ‘기적의 대역전 드라마’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10월 15일 05시 45분


두산 양의지(가운데)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PO 4차전에서 8-9로 뒤진 9회초 1사 1·3루서 전세를 뒤집는 2루타를 때렸다. 양의지가 상대 좌익수 실책까지 겹쳐 10-9로 역전한 상황에서 3루에 도달해 환호하고 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두산 양의지(가운데)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준PO 4차전에서 8-9로 뒤진 9회초 1사 1·3루서 전세를 뒤집는 2루타를 때렸다. 양의지가 상대 좌익수 실책까지 겹쳐 10-9로 역전한 상황에서 3루에 도달해 환호하고 있다. 목동|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6회:2-9 → 7회:4-9 → 8회:5-9 → 9회:11-9 ‘PS 최다점수차 역전’

준PO 3승1패…18일 NC와 PO 1차전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미러클 두산’이 거짓말 같은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플레이오프(PO)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2-9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어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점수차(7점) 역전승 신기록을 작성하며 가을야구의 묘미를 팬들에게 선사했다.

두산은 1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5-9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초 무려 6점을 뽑아내면서 11-9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3승1패로 준PO를 통과한 두산은 18일 오후 2시 페넌트레이스 2위 NC와 5전3선승제의 PO 1차전을 치르게 됐다. 준PO 3경기에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1승2세이브를 올린 두산 마무리투수 이현승은 기자단 투표에서 64표 중 26표를 얻어 허경민(21표)을 제치고 준PO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기적의 드라마였다. 두산은 6회까지 2-9로 7점이나 뒤져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7회초 2점, 8회초 1점, 그리고 9회초 6점을 뽑아내며 만화 같은 역전극을 완성했다. 종전 포스트시즌 최다 점수차 역전승 기록은 2001년 10월 25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이 삼성에 6점차 열세를 뒤집은 것이었다. 두산은 이로써 14년 전 자신들이 쓴 가을의 전설을 스스로 새롭게 고쳐 쓰는 신화를 만들었다.

반면 넥센은 이날 대역전패를 당하면서 목동구장 고별전을 씁쓸하게 장식하게 됐다. 2008년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둥지를 튼 목동구장은 이로써 프로야구와의 8년간 인연을 끝내고 내년부터 아마추어야구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8회까지 5-9로 따라붙을 때만 해도 ‘설마’ 했다. 그러나 거짓말 같은 9회가 기다리고 있었다. 넥센 3번째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선두타자 오재원의 중전안타와 김재호의 좌전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1사 후 넥센 마무리 조상우가 등판하자 허경민의 좌전적시타로 6-9로 추격했고, 대타 오재일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서 4번타자 김현수의 2타점 우전적시타로 8-9까지 따라붙었다.

계속된 1사 1·3루. 여기서 양의지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3루주자가 홈을 밟아 9-9 동점이 됐고, 상대 좌익수 문우람이 타구를 더듬는 사이 1루주자 김현수도 홈으로 내달려 10-9 역전에 성공했다. 양의지는 그 사이 3루까지 진출한 뒤 최주환 타석에서 폭투 때 팀의 11점째를 뽑아냈다. 양의지는 동점 적시타를 비롯해 5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4차전 데일리 MVP에 올랐다.

목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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