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클럽’을 아시나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5년 6월 9일 05시 45분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시설관리공단 전산실이 위치했던 외야 한 가운데 공간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165명이 한꺼번에 식음료를 즐기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하이트클럽을 선보였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SK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인천시설관리공단 전산실이 위치했던 외야 한 가운데 공간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 165명이 한꺼번에 식음료를 즐기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하이트클럽을 선보였다.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SK ‘행복드림구장’의 새 명당

SK 구단에서 시설투자비 전액 부담
식사도 하고 경기도 보고 ‘최고의 뷰’
포수 후면석 지하 ‘라이브존’도 인기

SK 와이번스는 2007년 스포테인먼트 출범 이후 매년 콘셉트를 가지고 야구장 인프라를 개선했다. 2015시즌을 앞두고 SK 프런트가 선택한 개념은 “야구장을 팬들에게 돌려주자”였다. 이런 철학 하에서 나타난 결과물이 포수 후면석 지하의 라이브존과 외야의 하이트클럽이다. 이 공간은 입소문을 타고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명당’으로 떠오르고 있다.

● 하이트클럽, 오감만족의 공간

라이브존이 프리미엄 관중석 입장권을 구입한 팬들을 위한 공간이라면, 하이트클럽은 일반 팬도 제약 없이 찾아와 최고의 뷰(view)와 먹거리를 합리적 가격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SK 마케팅팀 백정훈 매니저는 “지난해까지 인천시설관리공단의 전산시설이 위치한 자리였는데 새롭게 증축했다. 벽을 허무는 작업까지 했다. 야구장을 SK가 인천시로부터 위·수탁을 받았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SK가 시설투자비 전액을 부담했다. 야외 테라스를 포함해 165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경쟁입찰을 통해 건강식 급식전문업체 후니드를 파트너로 선정했다. 매출액에 비례해서 SK가 수익을 가져가는 시스템이라, 프런트 차원에서 하이트클럽의 홍보와 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있다. 백 매니저는 “수익성을 보고 진행했으면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보다는 팬들에게 새 장소를 제공한다는 대의에 집중했다는 얘기다. 야구장 전광판이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이런 좋은 공간이 생겼습니다’라고 알리는 데 주력한다. 스마트폰 쇼핑 어플을 통한 쿠폰 발급과 일부 메뉴 무료 프로모션도 기획하고 있다. 후니드 차원에서도 매장 내 판매뿐 아니라 SK의 비콘서비스 ‘Play with’를 통한 야구장 내 배달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 SK의 디테일이 묻어나다!

하이트클럽은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의 홈구장에서 영향을 받아 만들어졌다. 라이브존은 일본프로야구 라쿠텐의 홈구장에서 영감을 얻었다. 비화가 하나 있는데, 원래 라이브존은 기획 당시 지금보다 공간이 훨씬 좁았다. 임원실 자리를 건드리지 않고 설계하려 했는데, SK 임원일 사장이 “어중간하게 만들려면 하지 말라. 내가 위로 올라가면 된다”라며 모든 공간을 헐도록 했다. 결국 임원실이 2층으로 올라갔다. SK 홍보팀 관계자는 “구단 직원들이 전부 불편해졌다. 그러나 ‘야구장은 팬서비스 공간인데 야구단 직원이 차지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위에서부터 공유했다”고 말했다. 라이브존의 창문을 달 때도 최적의 뷰를 확인하기 위해 10차례 이상 유리를 교체했다.

하이트클럽에서 가장 시야가 좋은 자리에는 의자가 없다. 회전율을 높여 이 공간을 찾는 최대의 팬들이 야구장 최고의 전망을 느끼도록 고려한 조치다. 티가 나진 않지만, 하이트클럽의 창문은 사선으로 설계돼 현장감을 극대화했다. 알고 보면 창문 쪽 바닥은 공중에 떠 있다. 현장감을 극대화하되 안전진단은 다 받았다. 유리도 홈런볼에 맞을 때에 대비해 깨지지 않는 재질로 구입했고, 필름지까지 붙였다. 후니드 박흥수 점장은 “다른 지점에서 맛볼 수 없는 와이번스 전용 메뉴 20가지로 특화했다. 아이부터 할아버지까지 가족을 지향했다. 가격은 저렴하되 음식 퀄리티는 높은 레스토랑을 자부한다”고 밝혔다. 향후 미니 박물관처럼 인테리어도 추가한다. 사실 야구장에서 외야석은 ‘죽은 좌석’으로 통한다. 이런 곳을 SK는 하이트클럽을 통해 프리미엄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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