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헉! 시즌중 내야흙 교체 한화, 이게 최선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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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7월 23일 07시 00분


한화가 12일 ‘한화 이글스 필드데이’를 열고 대전구장 타석의 흙을 교체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시즌 도중에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라운드 흙 교체를 진행했어야할까.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한화가 12일 ‘한화 이글스 필드데이’를 열고 대전구장 타석의 흙을 교체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시즌 도중에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그라운드 흙 교체를 진행했어야할까.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 아무리 ML흙이라지만…대전구장의 비상식

흙 물러 수비·주루플레이땐 부상 위험
“불규칙 바운드도 잦아”야수들 초긴장
“잔디 겨우 적응했는데 또 바꿔?”한숨도
류현진 이적료, 전력보강 뒷전 아쉬움


한화가 12일부터 2박3일간 대전구장의 내야 그라운드와 투수 마운드, 타석의 흙을 메이저리그 구장과 동일한 소재로 바꿨다. 메이저리그 구장 관리 기술진을 초빙해 그라운드 관리 기술력을 전수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라운드 흙을, 그것도 시즌 도중 교체하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아무리 기계로 흙을 정비한다고 해도, 일정기간 경기를 치르면서 다져지지 않으면 무르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최하위를 달리고 있는 한화의 발목을 잡을 또 다른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 시즌 도중 흙은 왜 교체했을까?

한화 구단 관계자는 내야 흙을 교체한 이유에 대해 “대전구장을 국내 최고의 그라운드로 조성하고 관리인력을 메이저리그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구단이 구장시설을 정비하고 관리하는 것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과 팬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시즌 도중 진행할 성격의 프로젝트는 아니다. 그라운드 흙을 교체하면 기계로 아무리 잘 다진다고 해도, 일정기간 압력을 가하지 않으면 스파이크에 쉽게 파인다. 흙이 무르다보니 수비뿐 아니라 주루플레이를 할 때 어려움이 많고, 부상 위험도도 커진다. 2011년 흙에서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된 사직구장과 잠실구장의 내야 흙을 시즌 종료 후 교체했다가, 이듬해 선수들이 적잖이 애를 먹은 바 있다. 당시 선수들은 “그라운드가 마치 모래사장 같다. 경기도 경기지만 다칠 것 같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 야수들은 초긴장!

비시즌에 바꾼 그라운드 상태도 좋지 않았는데, 한화는 시즌 도중 내야 흙을 교체했다. 아직 한 경기도 치르지 않았지만, 위험요소가 많다. 실제 바뀐 그라운드에서 수비훈련을 소화한 한화의 한 선수는 “흙이 쉽게 파이고 돌도 많이 나온다. 타구도 엄청 빨라졌다. 1루나 3루 쪽으로 강습타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불규칙 바운드도 나와서 수비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혀를 찼다. 또 다른 선수도 “올해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뀌지 않았나. 이제 완전히 적응해 경기하기가 편해졌는데, 또 다시 바뀐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게다가 한화 구단은 류현진을 LA 다저스로 보내며 받은 이적료 230억원(280억원에서 22% 세금 제외)을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팀 사정을 고려하면 구장을 정비하는 것보다 전력보강이 더 시급하다. 올 시즌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 쏟아지는 거물급 선수들을 잡기 위해선 ‘통 큰’ 베팅이 필요한데, 장전된 총알을 자꾸 소진하고 있어 정작 필요할 때는 쓰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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