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본 야구] 약물복용의 끝은 ‘선수생명의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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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6월 14일 07시 00분


■ 금지약물 복용과 타격능력의 상관관계

근육 강화·집중력 향상? 순간의 유혹
본즈·암스트롱 등 스타들도 홍역 앓아

작년 국내 15건 적발…야구 0건 다행
영양보조물도 위험…신중히 복용해야


야구선수들은 강한 타격능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체력, 정신력, 기술 등의 조화로운 발달을 통해 양질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항상 애를 쓴다. 이를 위해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포함해 다양하고 힘든 훈련 과정을 소화한다. 특히 시즌을 준비하는 겨울 동안 몸만들기에 집중 투자한다. 또 적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얻기 위해 체력과 경기력에 도움이 되는 운동능력향상보조물에 대한 관심과 섭취비율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우수선수일수록 섭취빈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금지약물을 복용했을 경우에는 오명과 함께 선수생명이 끝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도핑(doping)이란 선수가 운동경기에서 성적 향상을 목적으로 약물을 사용하거나 특수한 이학적 처치를 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 때문에 약물부작용으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스포츠맨십을 높이기 위해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도핑검사는 훈련 또는 경기 직후 약 50cc의 소변을 받아 실시된다.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해 한국반도핑위원회(KADA·2006년 설립)에선 세계반도핑방지기구(WADA·1999년 설립)의 규정에 따라 종목별로 수시 및 정기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WADA는 또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효력을 갖고 있거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약물과 방법을 선정하고 목록화해 매년 9월 발표한다.

도핑에 걸릴 경우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는 물론 월드베이스클래식(WBC) 같은 국제대회에서도 제재(벌금·출장정지·영구제명 등)가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국내서도 최악의 경우 영구제명 처분을 한다. 투르 드 프랑스에서 7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사이클 스타 랜스 암스트롱은 도핑혐의가 인정되면서 모든 타이틀을 박탈당해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한꺼번에 잃었다. 메이저리그 홈런왕 배리 본즈도 근육강화를 위해 복용한 스테로이드 파문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이에 따라 메이저리그에선 2003년부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2007년부터 도핑검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KBO는 1년에 2회, 팀당 3명의 선수를 무작위로 추출해 도핑테스트를 진행한다. 외국인선수들이 한국야구에 등장하면서부터 약물복용이 증가됐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국내 엘리트 선수들도 예전에 비해 영양보조물을 섭취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우수한 선수일수록 사용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야구선수의 경우 강한 타격을 위해 파워풀한 근력에 대한 욕심을 지닐 수 있다. 또 여러 복잡한 경기환경에서 불안감을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약물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스테로이드 계통의 약물은 근육강화, 암페타민 류는 집중력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야구선수들은 순간의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약물의 부작용은 심대하다. 선수생명이 줄어들며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도 하며,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까지 하는 등 그 폐해는 상당히 심각하다.

2008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국가대표팀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과반수가 영양보조물을 섭취하고 있었다.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한약의 섭취비율도 높았다. 야구선수들도 타 종목과 마찬가지로 영양보조물과 비타민, 한약에 치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많은 선수들이 경쟁적으로 영양보조물을 섭취하고 있는데, 그 물질 속에 도핑에 해당하는 것이 함유돼 있을 수도 있기에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받고 도핑 해당 여부를 따져야 한다. 지난해 KADA에 적발된 위반현황을 살펴보면, 보디빌딩이 가장 많았다. 다행히 도핑에 해당된 야구선수는 없었다. 약물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인식, 그리고 실천만이 선수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성봉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스포츠과학산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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