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저들의 희망 ‘차밍걸’ 96연패 신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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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5월 27일 15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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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꼴찌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우리들에게 챔피언입니다.”

루저들의 희망으로 불리는 경주마 ‘차밍걸’(암말·8세)이 96연패를 기록, 한국경마 연패 신기록을 경신했다. ‘차밍걸’은 26일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6경주에서 입상에 실패했다. 이로써 ‘차밍걸’은 96전 96패를 기록, 한국경마 연패기록과 현역 경주마 최다출전기록을 갈아 치웠다.

유미라 기수가 기승한 ‘차밍걸’은 경주 중반까지 출전 경주마 11마리 중 꼴찌로 처지면서 팬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직선주로부터 뒷심을 발휘하며 하위권 경주마들을 따라잡았다. 결국 고성이 기수의 ‘매일선두’를 7마신 차이로 따돌리며 9위를 차지, ‘입상은 못해도 꼴찌는 할 수 없다’는 승부욕을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최다 연패 기록은 ‘당나루’가 세운 95연패. ‘당나루’는 95년 데뷔하여 2000년 6월 95연패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고 은퇴했다. ‘차밍걸’은 2007년 데뷔했으니 활동기간이나 연패기록은 ‘당나루’와 거의 비슷하다.

하지만 ‘당나루’의 연패기록을 경신한 ‘차밍걸’은 앞으로도 100전을 향해 역주를 계속할 전망이다. ‘차밍걸’의 팬들은 ‘차밍걸’의 우승여부보다는 ‘차밍걸’이 언제까지 뛸 수 있을 것인지에 더 관심을 쏟고 있다. 우승을 못해도 출전을 이어가며 최선을 다해 감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차밍걸’을 응원해 왔다는 최영일씨(431편의점 운영)는 “‘차밍걸’은 우리 서민들 모습을 대변하는 것 같아요. 요즘 사업이 녹록치 않고, 힘든 일들도 많지만 ‘차밍걸’을 보면 용기가 생겨요. ‘차밍걸’처럼 우직하게 계속 자기 자리에서 달리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라며 응원했다..

첫 인상이 좋아 ‘차밍걸’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이 경주마는 올해 8살로 사람으로 치면 노년으로 국산 4군에서 뛰고 있다. 경주마는 경주성적에 따라 1군에서 6군으로 등급이 나눠지는데 차밍걸이 속해있는 4군은 어린 경주마나 은퇴 직전의 경주마 등 ‘삼류’들이 겨루는 하급 레이스. 그럼에도 ‘차밍걸’은 96연패를 하는 동안 최고 성적은 3등 8번이 전부였다.

2005년 제주도에서 태어난 ‘차밍걸’은 작은 체구에 폐활량이 작았다. 보통 말 몸무게가 500㎏인데 410㎏밖에 안 되는 약골이었다. 혈통도 그리 좋지 않아 경주마로 별 볼일 없는 ‘부진마’였다. 게다가 2008년 1월 데뷔이후 내리 연전연패를 거듭했고, 조기은퇴 위기에 내몰렸다.

하지만 변영남(71) 마주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차밍걸’을 포기하지 않았다. 2008년 데뷔 이후 월 2회 꼴로 경주에 참가, 지더라도 꾀부리지 않고 결승선까지 성실히 달리는 ‘차밍걸’을 통해 변 마주는 자신에게 ‘희망’을 봤다고 했다.

경주마들은 한 번 출전해서 전력질주를 할 때 10㎏의 몸무게가 빠진다. 그러므로 경주마들의 체력 회복기간을 감안할 때 3주에 한 번 출전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경주마들이 평균적으로 1년에 10~12번의 경주에 출전을 한다고 봤을 때 차밍걸의 경주 출전 횟수는 엄청난 것이다. 부상이 없다면 올해 20번 이상의 출전이 확실시 되고 있다.

변영남 마주는 “차밍걸의 연패 기록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96전 96패는 곧 무려 96경주를 완주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며 “우승은 못하지만, 마지막 결승 주로에서 한번은 치고 나간다. 온힘을 다해 늘 전력 질주한다”며 “차밍걸이 100번째 경주에 출전해 개근상을 받을 때 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라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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