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 없으면 패기라도 보여라” 김응룡 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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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1일 07시 00분


20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이글스 대 두산베어스 경기 전 한화 김응룡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20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 한화이글스 대 두산베어스 경기 전 한화 김응룡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피하다가 삼진 당한 추승우 겨냥
“맞더라도 공 보는 최정 근성 필요”


김응룡 감독이 한화 타자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김 감독은 20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경기에 임하는 타자들의 자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날 경기에서 7안타, 8볼넷을 얻고도 후속타 불발로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타석에서 타자들의 모습이 탐탁치 않았다.

가장 아쉬웠던 대목은 19일 7회말 2사 만루 상황이었다. 타석에 선 추승우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 두산 변진수의 몸쪽 공을 피하려다 3구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김 감독은 “공을 끝까지 보다가 피한 게 아니라, 타석에서 다리부터 빠졌다”며 “피하면 공을 어떻게 치나. 9회 동점타 아니었으면 2군에 보내려했다. 겁을 내면 안 된다. 실력이 없으면 패기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호통을 쳤다.

김 감독은 SK 최정을 예로 들었다. 최정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간 매 시즌 20사구 이상씩 기록했다. 워낙 잘 치는 타자여서 상대 투수의 견제가 심한 까닭도 있지만, 투구를 아주 오랫동안 보는 타격 스타일 때문에 미처 몸쪽 공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 감독은 그런 최정의 근성을 높이 샀다. 김 감독은 “몸에 맞는 볼이 많은 선수들을 보면 다 잘 치는 타자들이다. 공을 끝까지 보고 마지막까지 버티다 치기 때문”이라며 “그런 타자들은 공을 피하지 않고 그냥 맞는다. 메이저리그를 보면 150km, 160km 되는 공을 맞고도 아픈 티 안 내지 않나. 그런 정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메아리 없는 외침이었다. 이날 한화 타자들은 1회말 무사 1·2루, 2회말 2사 1·2루, 3회말 1사 1·2루 등 계속 찬스를 만들었지만 결정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7, 8회 포기하지 않고 추격했지만 3-9로 뒤진 8회말 1사 만루선 정범모의 2루타 때 2루주자의 미숙한 주루플레이로 1점만 뽑는 촌극이 빚어졌다. 시름이 깊어지는 김 감독이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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