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美 유학중 ML 즐겼던 야구광…“정적이며 역동적 운동”

  • Array
  • 입력 2013년 1월 19일 07시 00분


KT 이석채 회장은 공격적이다. 속도가 생명인 통신기업의 CEO답게 결단은 칼 같고, 행동은 화살 같다. 스포츠동아DB
KT 이석채 회장은 공격적이다. 속도가 생명인 통신기업의 CEO답게 결단은 칼 같고, 행동은 화살 같다. 스포츠동아DB
이석채 KT 회장의 야구 사랑

중도포기 야구단 취임후 창단 이끌어
“경기도민 단합 보며 스포츠의 힘 절감”
체육관 건설 등 프로농구도 통큰 지원


2007년 말 현대 유니콘스 인수에 나섰다가 이듬해 1월초 중도 포기했던 KT가 2013년 1월 마침내 한국프로야구 10구단 창단 주최로 최종 승인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이석채(68) 회장의 추진력과 야구 사랑이 결정적 힘이 됐다는 평가가 많다. 경복고-서울대를 나온 이 회장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경제기획원 예산실장을 거친 뒤 제2대 정보통신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등 요직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2009년 KT 회장에 취임, 재임에 성공해 2015년까지 임기를 보장 받았다.

○야구는 ‘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운동

이 회장은 17일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KBO 회원가입 인증패’를 받은 뒤, “야구 산업을 국내 내수용이 아닌, 글로벌 산업으로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야구를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하나의 산업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도 곁들였다.

얼핏 보면 야구를 비즈니스 측면에서만 접근한다고 볼 수 있지만 이 회장은 사실 누구보다도 야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이 크다.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딸 때 짬짬이 야구장을 찾아 메이저리그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구는 무심하게 구경하면 너무 재미없는 경기지만, 팀과 선수에 개인적 유대감을 느끼면 정말 스릴 넘치는 종목”이라는 말이나, “야구는 정적이면서도 엄청나게 역동적인 운동”, “미국에서 야구와 야구장은 문화의 일부”라는 말 등에서 이 회장의 야구에 대한 식견과 애정을 느낄 수 있다.

KT의 10구단 창단은 그의 ‘야구 사랑’을 더 깊이 있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장은 “이번 야구단 유치를 위해 1200만 경기도민이 처음으로 하나된 모습을 보면서, ‘야구란 게 대단한 힘을 가졌구나, 스포츠의 힘이 이렇게 위대하구나’ 하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통 큰’ 스포츠단 지원

이 회장이 KT 회장 연임에 성공한 것은 KT를 통신기업 굴레에서 벗어나 다각적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대기업으로 키웠기에 가능했다. 특히 이 회장은 스포츠에 대한 투자와 애정이 남다르다.

2009년 4월의 일이다. KTF를 인수해 탄생한 남자프로농구 부산 KT 구단주를 맡고 있는 이 회장은 신임 전창진 감독에게 “뭐가 필요하냐”고 물었고, “체육관이 없어 훈련하기 힘들다”는 전 감독의 말에 즉석에서 훈련장 건립을 약속했다. 총 300억원이 넘게 들어간 국내 최고 시설의 농구전용체육관 ‘올레 빅토리움’의 건립 결정에는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스포츠에 대한 과감한 투자, 이에 대한 이 회장의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이 회장은 “KT 농구단의 훈련장은 마루바닥까지 세심하게 고려했다. 피로를 풀 수 있는 산소공급 시설 등도 최적 조건을 갖췄다”며 “적어도 스포츠단을 운영하려면 선수들이 연습하고 경기에 집념할 수 있도록 최선의 조건을 제공하는 게 구단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그의 원칙은 당연히 야구단에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