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봉이 어디인가!… 마운틴하드웨어 필드테스터 정기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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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3일 0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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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마운틴하드웨어 필드테스터 산행이 경상북도 문경군에 위치한 ‘주흘산’ 일대에서 11월 10일 진행되었다.

백두대간은 포암산을 거쳐 문경새재에서 고도를 잠시 낮추었다가 조령산-백화산-속리산으로 이어진다. 이때 포암산과 조령산 사이에 주흘산(1,106m)이 있는데 산의 높이나 모양새로 보아선 조령, 백화산을 호령할 산이지만, 백두대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관심에서 벗어난 곳이다.

부봉 6연봉은 넓게 보면 주흘산에 속한다. 그러면서 제2, 3, 4, 5, 6 다섯 봉우리가 주흘산과 마찬가지로 백두대간에서 벗어나 있어, 이곳 산세는 기기묘묘하게 얽혀있다. 부봉 능선을 걷다보면 전후좌우로 얽히고설킨 산의 연속선으로 인해 산신령도 길이 헛갈릴 판이다.

단풍나무 사이로 잘 다듬어진 흙길을 따라 주흘관(제1관문)을 지나니, 춤추는 여인 형상의 ‘교귀정소나무’가 교태를 부린다. 연이어 나타나는 계곡의 암반지형, 작은 폭포와 깊은 소, 둥근 바위, 솟아오른 바위절벽이 마치 꾸며놓은 듯 운치 있다. 배낭을 메고 문경새재 길을 걷고 있으니, 예전 청운의 꿈을 품고 한양에 과거 보러가는 괴나리봇짐 경상도 선비를 떠올릴 수 있었다.


조곡관(제2관문)을 지나 능선으로 들어선다. 중간 중간 바윗길이 암팡지다. 훤칠한 암봉이 매력인 제6봉은 암벽등반 대상지로도 훌륭하다. 시야가 탁 트인 6봉정상엔 ‘부봉 제6봉 916.2m’ 라는 표석이 있다. 이곳에서 보는 월악산 암봉은 조망각도가 잘 맞아떨어져,“우리나라에도 저런 바위산이 있었나!” 할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하다.

제 6봉을 내려서 제 1봉으로 향했다. 주흘산 여섯 봉우리는 모두 바위봉우리인 만큼 중간중간 위험지역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1봉 가는 중간에 비박굴이 있는데, 키가 큰 사람도 충분히 서 있을 수 있는 높이에 15명 이상 비박이 가능한 공간이다. 너럭바위와 흙으로 덮인 정상에 올라서니, 부봉 여섯 봉우리는 대간에서 제2관문인 조곡관으로 흘러내린 능선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1봉에서 대간마루를 따라 북쪽(마패봉 방면)으로 내려서면 동암문이다. 동암문까지 짧은 대간종주로 갈증을 달래고 동화원 쪽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동암문에서 하산하지 않고 계속해서 대간 줄기를 따라가면 마패봉을 경유, 제3관문(조령관=조령=새재)에 닿게 된다. 조선시대 영남 지역에서 한양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인 ‘영남대로’가 바로 이 문경새재를 넘는 길이었다.

영남지방의 인재들이 한양에 과거시험 보러 가는 길, 지친 다리를 물에 담구며 섯불리 올라갈 수 없는 아름다운 암봉을 서생들은 글과 시로만 즐겼을 것이다.

세월은 흘러흘러 필드테스터 일행은 위험구간에 설치된 고정로프와 철계단을 이용해 옛 서생들이 상상으로만 감상했을 이 땅의 아름다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마운틴 월드 이규태 master@mountainworld.net   
영상 = 차무상 객원 V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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