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핫이슈] 초특급 직구·스플리터…가을 강타한 ‘김광현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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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8일 07시 00분


김광현. 스포츠동아DB
김광현. 스포츠동아DB
PS 최대 화제…김광현의 화려한 귀환

양승호 감독, 1회만 보고 “큰일 났다” 탄식
스플리터도 자유자재…어깨 완벽히 회복
밝고 호쾌한 세리머니로 ‘흥 스타일’ 찾아

“자기 공만 던지면 전력분석 필요없는 투수”

에이스의 귀환이 2012년의 가을을 강타하고 있다. 긴장이 고조된 팀은 SK와 플레이오프(PO)를 치르는 롯데뿐이 아니다. 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 사자군단도 귀를 쫑긋 세웠다. 16일 PO 1차전에서 SK 김광현의 6이닝 10탈삼진 1실점 호투는 멀리 보면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판도까지 뒤바꿀 수 있는 대사건이었다.

○‘김광현표 직구’가 돌아왔다!

김광현은 7월 어깨통증 재발로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복귀한 뒤 하향 페이스였다. 9월 3경기 방어율은 8.79. 무엇보다 구위 저하가 문제였다. 9월 7일 광주 KIA전(2.1이닝 7실점)에선 직구 최고 구속이 143km, 평균 구속이 138km에 불과했다. 이전 상황만 놓고 보면, “(김)광현이가 나온다고 했을 때 ‘땡큐’라고 생각했다”는 롯데 모 코치의 말이 허풍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김광현은 PO 1차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 151km, 평균 구속 147km를 찍었다. 정규시즌 16차례의 등판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치였다. 스포츠통계기록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날 직구의 평균 구속(141.65km→147.12km), 상승 무브먼트(31.86cm→33.63cm), 분당 회전수(40회→43회), 릴리스포인트 높이(184.7cm→185.3cm)는 정규시즌과 비교할 때 모두 올랐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17일 2차전을 앞두고 “1회만 보고 타격코치와 ‘오늘 큰 일 났다’는 얘길 나눴다”고 털어놓았다.

○스플리터의 위력은 어깨상태 회복의 증거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고 있다. 그러나 1차전에선 투심패스트볼(SK에서 배표한 전력분석표 기준)의 위력도 배가됐다. 김광현은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빠르게 떨어지는 제3의 구종을 “스플리터”라고 칭했다. SK 모 코치는 “스플리터는 손가락을 벌려서 던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스플리터를 마음껏 던질 수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어깨상태가 좋아졌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1차전에서 김광현의 스플리터는 최고 구속 142km를 찍었다. 직구와 같은 궤적에서 오다가 변하는 스플리터에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속수무책이었다. 김광현은 17일 “나는 모든 변화구를 직구보다 세게 던진다”며 웃었다.

○‘자기긍정’으로 ‘내 공’을 찾다!

2007년 KS 4차전. 당시 1승2패로 몰리던 SK는 선발 김광현의 깜짝 호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김광현은 “나를 포함해 많은 분들께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 경기 이후 마운드 위에서의 큰 액션과 밝은 미소는 김광현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그러나 전임 감독 시절에는 이런 태도 때문에 질책을 받기도 했다. “투수는 마운드 위에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었다. 김광현에게는 ‘자기부정’의 과정이 수반됐다. 그러나 PO 1차전에서 그는 예전처럼 밝았고, 호쾌한 세리머니도 주저하지 않았다. ‘김광현의 스타일’과 ‘김광현의 공’은 한 몸이었던 셈이다. 그는 “주변에서 ‘너는 네 공만 던지면, 전력분석도 필요 없는 투수’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룰을 넘어서지 않는 범위라면 (내 스타일대로 액션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성준 투수코치 역시 “(김)광현이는 포효하면서 흥을 낸다”며 긍정적 의미를 부였다.



문학|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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