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글쎄, 경질되시기 이틀 전에 이만수(SK) 감독님과 김기태(LG) 감독을 화해시키자고 하시더니 정작 본인이….”
며칠이 지났지만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KIA 선동열 감독(사진)은 20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넥센 김시진 감독의 경질이 믿어지지 않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경질되기 이틀 전(15일)까지만 해도 김시진 감독님하고 전화통화로 ‘SK 이만수 감독님과 LG 김기태 감독을 화해시키자’고 했다”며 일화를 소개했다.
김기태 감독은 12일 잠실 SK전에서 이 감독의 투수기용에 불만을 품고 9회말 마지막 공격 때 신인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내세워 고의패배 논란을 낳으며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김시진 감독은 이 감독과 둘도 없는 친구 사이고, 선 감독은 김기태 감독의 광주일고 선배다. 둘이 중간다리가 돼 화해를 주선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15일 문학 SK전에 앞서 김시진 감독과 전화를 끝낸 뒤 문학구장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홈팀 감독실을 찾아가 이 감독을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사이, 때마침 휴대폰으로 김기태 감독의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선 감독은 그 자리에서 김기태 감독에게 전화를 건 뒤 전화기를 이 감독에게 건네주며 오해를 풀도록 유도했다.
선 감독은 이 같은 일화를 소개하며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적장이지만, 유니폼 벗으면 모두 야구계 선후배 아닌가. 풀 건 풀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김시진 감독님과 먼저 통화했던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그때까지만 해도 (경질) 낌새조차 없었다. 다른 감독들 화해를 시키려고 하시더니 정작 이틀 후 본인께서 그만두게 됐다. 황당하더라”며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