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점수차때 도루 금물…홈런 치면 빨리 돌아라”

  • 스포츠동아
  • 입력 2012년 9월 14일 07시 00분


■ 야구의 불문율과 매너의 기준

명확한 규정 없어 해석놓고 갑론을박
세리머니도 각자 성격 달라 기준 모호


야구에선 선수들끼리 몸을 부딪치는 일이 드물다. 누상에서 주자와 야수가 접촉하거나, 홈플레이트에서 크로스플레이 때 충돌은 있지만 서로를 보호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선수들은 방망이와 공이라는 장비를 사용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큰 흉기가 될 수 있다. 그렇기에 야구에선 서로에게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 12일 잠실 SK-LG전 9회말 상황도 어쩌면 이 매너와 관련된 일인지 모른다.

미국의 야구전문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는 이와 관련해 선수가 지켜야 할 에티켓 10계명을 정리했다. 룰처럼 정해진 것은 아니고, 메이저리그의 오랜 역사를 통해 내려온 불문율이다. 그 해석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한다.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①상대에게 모욕적 행동을 하지 마라, ②점수차가 많이 났을 때 앞서는 팀에선 도루나 번트를 삼가라, ③홈런을 치고 너무 좋아하거나 베이스를 천천히 돌지 마라, ④포수의 사인을 훔치지 마라, ⑤삼진을 잡은 투수는 미친 듯이 기뻐하지 마라, ⑥투수가 노히트노런 같은 대기록을 세우고 있을 때는 기습번트를 대지 마라, ⑦도루할 때 스파이크를 높이 쳐들지 마라, ⑧타자의 머리 뒤로 공을 던지지 마라, ⑨홈런을 맞았다고 다음 타자부터 일부러 맞히지 마라, ⑩상대팀 슈퍼스타를 보호하라.

애매한 부분이 많다. 모욕적 행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다. 이럴 때 기준은 피해자다. 점수차가 많다는 것도 그렇다. 몇 점인지 정확한 숫자가 없다. 김성근 감독시절 SK야구가 다른 팀에 공공의 적이 된 것은 이 대목이었다. 미친 듯이 기뻐한다는 내용도 그렇다. SK 이만수 감독은 현역시절 홈런 세리머니 때문에 빈볼도 많았다. 지금도 제스처가 크다. 이것을 개인의 특성으로 봐야할지, 상대에 대한 모욕으로 봐야할지 공통된 의견은 없다. LG 시절 이상훈의 삼진 세리머니도 그렇다.

인생에 답이 없듯 야구도 무엇이 정답인지는 팬 각자의 시각과 응원하는 팀에 따라 다르다. 애매하면서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는 것. 야구가 인생과 비유되는 이유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bga.com 트위터 @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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