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LK! TALK!베이스볼] 류현진 “뭐하러 홈런 두개 몰아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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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0일 07시 00분


올스타전에서 이스턴리그 사령탑을 맡게 된 삼성 류중일 감독은 3일 “어떻게 (이)승엽이도 떨어지냐”며 “롯데가 전 포지션에서 1등을 하면 올스타전 초반 지휘봉을 양승호(롯데) 감독에게 줘야겠다”고 우스갯소리를 던졌습니다. 당시만 해도 2루수 부문에서 조성환(롯데)이 정근우(SK)에게 뒤진 상태였는데, 류 감독은 이제 그 약속(?)을 지켜야 할 것 같네요. 그보다 앞서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도출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올스타전 보이콧 방침을 철회하는 게 우선이겠지만요. 21일 올스타전에서 해 맑게 웃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하면서 이번 주 ‘톡톡 베이스볼’을 시작합니다.

류현진, 김태균의 ‘무리한’ 홈런 주문

○…한화는 8일 SK에 5-0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에이스 류현진이 57일 만에 승리를 거둔 데다 4번타자 김태균이 홈런 두 방을 때려냈죠. 그런데 절친한 사이인 두 투타 간판이 경기 후 서로에게 무리한(?) 주문을 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류현진이 먼저 “태균이 형이 또 홈런을 쳐줬다. 근데 경기당 하나씩만 치면 되는데 뭐 하러 두 개나 몰아 치냐”며 짓궂은 농담을 건넨 겁니다. 하나는 아껴뒀다가 다음 등판 때 쳐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미였죠. 그러나 ‘말’로도 류현진의 선배급인 김태균이 가만히 있을 리 없죠. “현진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팀 승리를 위해 쳤는데 왜 오버하는지 모르겠다”고 응수했습니다. 그리고 김태균은 한술 더 떠 “앞으로도 오늘처럼 점수를 안 주면 된다. 점수 안 주고 기다리면 우리가 이렇게 알아서 해주지 않느냐”고 일침(?)을 놓았습니다. 전 경기 무실점이라니. 사실상 불가능한 주문입니다. 하지만 이미 류현진 역시 “어떻게든 점수를 안 줬더니 이겼다”며 해맑게 웃은 뒤였습니다. 짐짓 으르렁대도 알고 보면 ‘이심전심’ 콤비네요.

감독도 속인 김영민의 완급조절

○…
넥센 김영민은 7일 목동 KIA전에서 시즌 4승째를 챙겼습니다. 5월 22일 잠실 LG전 이후 8경기 선발 등판 만에 거둔 승리였기 때문에 더 값졌습니다. 승리의 비결은 넥센 김시진 감독까지 속인 완급조절이었답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김영민의 투구에 의문을 가졌답니다. 직구 사인을 냈는데 볼이 평소보다 스피드가 약간 떨어지고, 포수 앞에서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혹시 슬라이더를 던지나’라고 생각한 김 감독은 포수를 따로 불러 물었답니다. 그런데 포수는 “직구였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김 감독은 “직구로 완급조절을 할 줄 아는 선수가 아니었는데 그런 볼을 던져 놀랐다. 아마 우연의 일치였던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옆을 지나던 김영민은 “스피드 조절을 통해 KIA 타자들을 잡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김영민은 감독 모르는 사이 수준급 투수로 성장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넥센 홍보팀의 ‘마법의 보이스’ 김은실 대리

○…목동 경기 때면 낭랑한 목소리로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하는 장내아나운서가 있습니다. 단정한 외모에 고운 마음씨까지 갖춘 넥센 홍보팀의 김은실 대리인데요. 목소리가 얼마나 흡입력이 있는지, ‘마법의 보이스’라는 말을 듣기도 합니다. 김 대리가 최근 자신의 재능을 살려 색다른 도전에 나섰습니다. ‘SBS 러브FM 라디오 오디션 국민 DJ를 찾습니다’에 지원한 겁니다. 9일 첫 방송에서 김 대리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야구 관계자로서 겪은 재밌는 에피소드와 결혼 30주년을 맞은 부모님에 대한 절절한 사연을 담았는데요. 심사위원들과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모양입니다. 심사위원들로부터 ‘매력적’이라는 칭찬도 받았다고 하네요. 이제 다음 관문은 13일 주장원전인데요. 청취자들의 문자투표가 우승자 결정에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김 대리는 “욕심은 없어요”라며 쑥스러워하고 있지만, 넥센 팬들이 결집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를 일입니다.

두산 김진욱 감독과 양의지의 리벤지 시리즈

○…두산 김진욱 감독은 양의지를 ‘양 사장’이라는 애칭으로 부릅니다. 웬만한 일에는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느긋한 성격과 걸음걸이나 행동거지가 사장님처럼 여유롭다는 의미에서죠. 그런 모습이 귀엽기만 한 김 감독은 틈만 나면 양의지에게 짓궂은 말장난을 하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사령탑이라 해도 그대로 당하고(?)만 있을 양의지가 아닙니다. 선수단은 대개 경기에서 이기면 그라운드에서 일렬로 서서 하이파이브를 하는데요. 이때 양의지가 김 감독과 손뼉을 마주치는 척하다 피하는 통쾌한 복수에 성공했습니다. 갑작스럽게 헛손질을 하게 된 김 감독은 제자의 깜찍함에 크게 웃었지만, 현역 시절 ‘한 장난’했던 만큼 역시 그냥 넘어갈 수 없었죠. 어떤 식으로 복수할까 며칠을 고민하다 선택한 방법은 같은 상황에서 발 걸기였습니다. 양의지의 놀라운 순발력으로 회심의 발 걸기는 실패했지만 김 감독은 또 다른 방법을 고안하고 있습니다. 일단 ‘포수 마스크에 검은색 먹물 칠하기’가 유력한 방안인데요. 언제, 어떤 방법이 감행될지 모르는 흥미진진한 리벤지 시리즈입니다.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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